수의사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하여 수의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가 시험에 합격하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를 이른다. 수의사 자격 획득 뒤에는 개인적으로 개업을 하거나 공무원으로 취업할 수도 있고,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교육이나 연구에 임할 수 있다.
수의사의 주업무는 과거에는 전염병이나 질병의 진단, 치료에 주력하였으나 사회 문화적 환경의 변화와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새로운 동물진료기술의 개발 및 가축생산기술의 향상, 야생 및 수생동물의 보전, 생명과학연구에 필수적인 실험동물에 대한 연구, 축산식품을 비롯한 각종 식품의 안전성 확보, 인수 공통 전염병의 예방 및 환경보호를 통한 인류보건의 향상, 의약품 및 신물질 개발 등에 대한 생명공학기법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광범위하게 확대되었다.
수의(獸醫)는 중국 주(周)나라 때의 직제(職制)를 기록한 『주례(周禮)』의 천관편(天官篇)에 식의(食醫) 중사(中士) 2인, 질의(疾醫) 중사 8인, 양의(瘍醫) 하사(下士) 8인, 수의 하사 4인 등 제도적으로 4과(科)를 두고 있어, 수의가 서기전부터 중국에 있었으며 짐승들의 병을 치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상고시대부터 육식이 왕성하였고 전쟁에 필요한 군마도 중요하게 여겨왔기에 수의사의 존재는 삼국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상으로 수의사의 존재는 1388년(우왕 14) 8월에 조준(趙俊)이 시무를 진술하는 중에 사복시에 수의 5인과 구사(驅使) 30인을 두고 나머지는 혁파하라는 기록에서 수의사가 사복시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사복시에 소속된 잡직 중에 마의(馬醫)가 있어 이들이 가축도 돌보는 수의사의 역할을 담당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뒤 1894년 갑오개혁이 단행되면서 수의의 행정제도가 전면적으로 개편되었고, 아울러 서양 수의학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수의학 교육은 처음에는 군무국 기병과에서 임시로 실시하였고, 뒤에는 관립수원농림학교에서 수의과를 따로 설치하고 수의사를 양성하게 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되었다.
1908년에는 수의속성과를 설치하여 1회 졸업생 20명을 배출한 후 폐과되었고 1937년에는 수원농림고등학교에 3년 과정의 수의축산과가 설치되어 전문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다시 실시되었다.
광복 후에는 「국립서울대학교 설치령」에 따라 수원농과대학에 수의학과와 축산학과가 나누어져서 농과대학의 수의학부로 출발하였으며, 1953년 4월에 서울대학교 수의학부로 개편됨과 동시에 서울 연건동 구경성의학전문대학교로 이전하였다. 6·25전쟁으로 부산가축위생연구소로 피란을 갔다가 다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으로 승격되고 서울로 환도하였다.
1974년에 예과(豫科) 2년의 과정을 두는 6년제 대학으로 한때 개편되었으나 1976년부터 예과 과정을 폐지하고 다시 4년제 수의과대학으로 환원하였다가 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1998년부터 다시 6년제 과정을 도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의과대학이 개설된 대학은 서울대학교 · 경북대학교 · 경상대학교 · 전북대학교 · 전남대학교 · 충남대학교 · 충북대학교 · 건국대학교 · 제주대학교 · 강원대학교 등이다. 이들 10개 수의학 교육기관은 수의학의 연구와 전문수의사들의 양성에 힘쓰고 있다.
행정제도적으로는 농림부 축산국에 가축위생과를 두어 수의업무 전반에 대한 행정업무와 가축들의 위생과 방역 등을 관장하게 하였다. 국립연구기관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에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설치하여 가축의 위생과 수역 예방과 동물약품의 검정업무 등을 담당하게 하였다. 이후,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이 신설되어 방역정책과, AI과, 구제역과 등 수의 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군(軍)에 있어서는 의무감실에 수의병과를 두어 수의관으로 하여금 군의 식품위생, 환경위생, 군용동물의 질병예방 및 진료들을 전담하게 하고 있다.
수의학의 학술연구단체로는 대한수의학회(大韓獸醫學會), 한국임상수의학회(韓國臨床獸醫學會), 한국수의공중보건학회(韓國獸醫公衆保健學會), 한국실험동물학회(韓國實驗動物學會), 한국우병학회(韓國牛病學會) 등이 설립되어 있어 수의학 분야의 전반적인 학술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수의사들의 학술 창달과 권익신장과 윤리확립 및 복지향상을 목적으로 1948년 10월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에서 사단법인 대한수의사회(大韓獸醫師會)를 결성하여 전국 각 시 · 도에 지부를 두고 있다. 현재 배출된 수의사는 2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