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평마을에서 강나루를 건너면 남파동에 이르게 된다. 이곳 강가에는 원시시대 이래 유적이 있었으며, 고구려 고분군은 바로 그러한 유적 위에 놓여 있다.
약 70여 기에 달하는 고분들이 있는데 대다수가 극심하게 파괴되어 고분 바닥이나 밖에 토기조각을 비롯한 유물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고분의 분포는 위치면에서 볼 때, 무기단식 돌무지무덤[無基壇式積石塚]은 강턱에 줄지어 있고, 봉토분은 돌무지무덤 뒤와 강가 낮은 곳에 있다.
고분의 방향은 서남향 또는 서향, 서쪽으로 좀 치우친 남향, 정남향 등으로 분류된다. 서남향의 것들은 얼마 되지 않으며 대부분 남향고분들이다. 서남향 또는 서향의 대표적인 고분은 10호분이다.
이는 반지하에 널방[玄室]을 만들었으며, 널길[羨道]은 널방의 중앙에 붙어 있다. 널방은 방형(方形)에 가깝고 천장은 꺾음식으로 올라가다가 평행굄으로 끝냈다. 널방과 널길 사이에는 문지방 석이 놓여 있다. 널길은 널방 바닥보다 40∼50㎝ 높은데 바깥쪽으로 높게 경사져 있다.
널방 내에서 머리를 동쪽에 둔 시체 1구가 발견되었고, 널 받침돌은 2개가 동서로 길게 놓여 있었다. 유물은 없었다. 서쪽으로 치우친 남향묘로는 제25·27·29호분 등이 있다. 시체 둘을 묻은 제25호분은 널길이 서쪽에 달려 있고, 벽면이 거의 파괴되어 있었다.
여기에서는 짐승뼈에 장방형의 쇠판을 ㄷ자형으로 구부려서 씌운 칼의 손잡이 끝장식같은 것이 출토되었다. 제29호분도 같은 형식의 합장묘이다. 널방 중앙에서 네모난 쇠고리 한가운데에 청동으로 된 혀[舌]를 단 日자형의 띠고리가 나왔다. 제27호분은 바닥에 잔자갈을 깐 두방무덤[二室墓]이다.
널길은 약간 서편으로 치우쳐 붙어 있다. 서쪽 널방에는 시체 2구가, 동쪽 널방에는 3구가 묻혀 있었다. 정남향의 고분으로는 강턱보다 한단 낮은 둔덕진 곳에 4기의 봉토분이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되어 있었다. 발굴된 2기 중 제57호분은 163㎝×120㎝의 소규모로서 벽면이 안으로 심하게 기울었으며, 시체는 하나뿐이고, 널길은 서쪽에 붙어 있었다.
제56호분은 전자보다 약간 큰 195㎝×115㎝의 크기로 널방 바닥은 자연모래 그대로였다. 간평리고분군은 강변에 축조된 돌무지무덤과 돌방무덤이 혼합된 고분군으로서 유적의 가치가 크나 발굴보고가 극히 소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기 어려운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