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유래담의 하나로 ‘쌀바위설화’ · ‘미혈설화(米穴說話)’라고도 한다. 문헌설화는 『동국여지승람』(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전해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설화 중 하나다.
옛날 어떤 산속에 절이 있었다. 절 근처에 있는 바위의 구멍에서는 끼니때마다 쌀이 흘러나왔는데, 그 양은 언제나 그 절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 수만큼만 나왔다. 그러므로 그곳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은 양식 걱정 없이 수도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어느 때 그 절에 있던 한 스님이 그 구멍 속에는 많은 양의 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욕심을 내어 구멍을 쑤셔 대었더니 그 뒤부터 쌀은 나오지 않고 물만 나오게 되었다.
이 쌀 나오는 구멍이 위치한 장소는 각 편에 따라 동굴 속이거나 절의 부엌 한쪽으로 이야기되며, 구멍을 망치게 된 이유로는 스님의 부재시 상좌승이 밥을 배불리 먹고 싶거나 떡을 해 먹고 싶어서라는 경우도 있다.
쌀이 나오는 양이 한 사람 분이므로 수도하는 사람이 한 사람 이상이면 범이 와서 물어간다는 각 편도 있다. 구멍이 망가지면 물 또는 피가 나오기도 하며, 까투리가 나왔다는 경우도 있다.
쌀이 구멍에서 저절로 나온다는 것은 수도승에게 기본적인 생존 조건을 마련해 주어 수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볼 수 있다. 수도승은 세상의 모든 욕심을 벗어나야 하는데, 이 설화의 중은 물욕을 내어 쌀을 더 얻으려 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징벌로 쌀 나오는 구멍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 설화는 「 술 나오는 샘 설화[酒泉說話]」와 비교된다. 자연물에서 인공적인 노력을 가해야 얻어질 수 있는 물건인 술이나 쌀이 저절로 나온다는 점이나, 욕심을 부려 끝내 그 샘이나 구멍을 망쳐 버린다는 점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설화는 하늘에 의한 자연물의 파괴로 과욕를 경계한다. 욕심을 부리면 하늘에서 벌을 내린다는 우리 민족의 소박하나 엄격한 윤리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