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안산∼안중간) 건설에 따라 1994년단국대학교 한국민족학연구소에 의해 발굴되었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에 의해 ‘고려장터’로 불린다. 발굴 전에 유적은 이미 도굴되어 돌곽무덤의 유구가 파손되어 있었다.
무덤은 산꼭대기에서 두 줄기로 흘러내리는 구릉 위에 각각 자리를 잡고 있다. 동쪽 줄기의 기슭에서 5기의 무덤(동1·2·3·4·5호), 서쪽 줄기의 기슭에서 4기의 무덤(서1·2·3·4호)이 발굴되었다. 동쪽 무덤은 모두 돌곽무덤으로 드러났고, 그 중 동1호 무덤의 유구가 잘 남아 있었다. 무덤은 풍화된 암반층을 파내고 돌곽을 쌓았다.
머리쪽과 발치쪽의 단벽은 납작한 판자돌을 세웠고, 그 양쪽의 긴 벽은 납작하고 모난 돌을 쌓았다. 돌곽의 윗부분에 3장의 뚜껑돌을 덮었다. 돌곽의 크기는 길이 232㎝, 너비 80㎝, 높이 75㎝이다. 돌곽 안에서는 쇠못, 엽전 등이 나왔다. 그리고 돌곽 바닥의 허리움에서는 질그릇매병이 묻힐 당시의 모습을 갖춘 상태로 발굴되었다.
발굴된 엽전은 개원통보(開元通寶, 唐 德宗, 780∼804), 원풍통보(元豊通寶, 宋 神宗, 1078∼1085), 소성원보(紹聖元寶, 宋 哲宗, 1094∼1097)이다. 질그릇매병은 12세기의 청자매병과 닮은 모습을 지닌다. 동5호 무덤에서 나온 청자 접시조각은 11세기 후반에서 12세기 초반 무렵으로 추정되며, 질그릇매병조각은 13세기의 청자매병과 닮았다.
서쪽 무덤의 서1·2·3호는 돌곽무덤이고, 서4호는 움무덤이다. 무덤의 위쪽 부분은 모두 파괴되었고, 아래쪽 부분만이 일부 남아 있었다. 돌곽의 길이는 210∼235㎝, 너비는 55∼70㎝이다. 서1·2·3호의 돌곽무덤에서는 청자대접과 접시, 질그릇 병과 단지, 놋숟가락, 쇠손칼, 놋합 조각, 쇠못 등이 나왔다.
서4호의 움무덤은 길이 232㎝, 너비 84㎝이며, 깊이는 18㎝ 정도 남아 있었다. 무덤 앞쪽으로는 길이가 각각 3m에 이르는 3단의 계단이 있다. 이 움무덤에서는 청자 잔, 상감청자 종지, 놋숟가락, 쇠낫, 쇠못 등이 나왔다.
현재까지 발굴된 부곡동 유적의 무덤은 모두 고려시대에 속한다. 유적 주변에서 찾은 질그릇과 청자조각 등의 출토 범위로 보아 부곡동 일대에는 많은 수의 무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