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석인본. 방계 후손인 해익(海翼) 등이 편집, 간행하였다.
시 75수, 제문 7편, 상량문 1편, 부록에 행장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시상이 활달하고 구김이 없다. 또한, 주변의 경관을 예리한 필치로 표현한 것이 많다.
특히 수성(水城)에 이르러 지은 율시, 선조 이정구(李廷龜)의 「강선루운(降仙樓韻)」을 차운한 칠언율시 등이 대표적이다. 「도수성(到水城)」은 무주에 있는 명승지 수성에 도착하여 그곳의 뛰어난 가을풍경을 읊은 것이다. 특히, 경구(景句)에서는 온 산천이 단풍으로 물든 것을 보고 아름다운 비단을 둘러놓은 것과 같다고 하였다.
「강선루차운(降仙樓次韻)」은 임술년에 강선루 아래에서 놀면서 지은 시이다. 두서너명의 시인과 더불어 놀고 있으려니 산위에는 밝은 달이 떠오르고, 물 위에는 맑은 바람이 불어온다고 그곳에서의 감흥을 읊었다.
이 시는 옛날 선조가 노닐던 곳에서 옛일을 생각하고 그 벅찬 감회를 읊은 것이며, 여기에 700년 전 임술년에 적벽강(赤壁江)에서 노닐던 소식(蘇軾)의 풍류를 그리는 마음이 교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