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 한문 필사본. 국문 목판본. 활자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본인 국문 필사본 「 월봉산기」,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한문 필사본 「월봉기(月峰記)」, 조동일(趙東一) 소장의 국문 목판본 「월봉긔」가 있다. 활자본 「월봉산기」는 1916년에 신구서림에서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번안작으로서, 원작은 중국 명나라 말기 풍몽룡(馮夢龍)이 편찬한 『경세통언(警世通言)』 제11화인 「소지현나삼재합(蘇知縣羅衫再合)」이다. 번안작 중에서 「소학사전(蘇學士傳)」 · 「 소운전(蘇雲傳)」이 원작에 가장 가깝고, 이 작품이 그 다음이며, 「 봉황금(鳳凰琴)」 · 「강릉추월(江陵秋月)」 등은 원작에서 가장 멀다.
1794년 일본에서 간행된 『상서기문(象胥記聞)』에 「소운전」이라는 작품명이 나타나고, 장서각본 「월봉산기」에 무신년(戊申年)으로 필사된 것으로 보아, 「소운전」은 1700년을 전후로 한 시기에 나왔을 것이다. 이 작품도 그 무렵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명나라 때 탁주 지방의 소운(蘇雲)은 과거에 급제하여 난계현령(蘭溪縣令)으로 가게 된다. 도중에 수적(水賊) 서능(徐能)의 무리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빠진다. 다행히 서능의 아우 서용(徐用)의 도움으로 소운은 산 채로 물에 던져진다. 이후 소운은 구조되어 타향에서 지내지만, 그의 아우 소우(蘇雨)는 형이 죽은 줄 알고 화병을 앓다가 죽는다.
한편, 소운의 아내인 정 부인은 달아나다가 한 암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내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절에서는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비단옷에다 금비녀를 함께 넣어 아이를 버리고 월봉산 자운암에 들어가 숨어 지낸다. 정 부인을 뒤쫓아온 서능이 이 아이를 주워 서계조(徐繼祖)라 이름을 짓고 양자로 기른다.
계조는 어른이 되어 과거에 급제하고 한림학사를 거쳐 감찰어사가 된다. 감찰어사로 부임하는 길에 계조는 비단옷과 금비녀를 실마리로 하여 자신의 본래 신분과 내력을 알게 된다. 그는 할머니 장씨와 부모를 차례로 만나고 양아버지 서능을 잡아 처형한다. 그리고 소태(蘇泰)라 개명하고, 우여곡절 끝에 왕 소저 · 공주 · 정 소저의 세 부인을 맞아 부귀공명을 누리며 행복하게 산다.
이 작품은 모두 21회로 된 장회체(章回體) 소설로서 어휘와 문체면에서 높은 품격을 지니고 있으며 묘사가 화려하다. 7회 전반까지는 원작과 거의 같은 내용이나, 그 다음부터는 소태가 세 부인과 인연을 맺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어 원작과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남녀 관계가 주된 소재가 되고, 부인의 정절이 강조되며, 우발적인 사건이 흥미롭게 얽히는 점에서 원작과 다르다. 이 작품은 복수보다 관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