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고령 출생. 자는 여재(汝材), 호는 성와(省窩). 당시의 석학 곽종석(郭鍾錫)의 문하에 들어가 유학을 공부하였다. 곽종석은 이진상(李震相)의 제자로 다같이 이황(李滉)의 사상을 계승하는 주리론자였고, 이인재 또한 주리론을 계승하고 있다.
이인재는 이이(李珥) 이래로 주장되는 주기론을 반박하고, 이황의 이동설(理動說)을 옹호하였다. 이(理)는 체(體)·용(用)의 관점에서 함께 파악하지 않으면, 죽은 것[死物]이거나 반쪽 자리가 되고 만다고 논박하였다. 이인재는 당시의 신간서적들을 탐독하던 중에 서양의 발전이 철학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알게 되고, 철학서를 살피게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인 이노우에[井上圓了]가 쓴 뤄바이야[羅伯雅]의 한역본인 『철학요령(哲學要領)』(1902) 과 천펑[陳鵬]이 한역한 프랑스인 리치뤄[李奇若: 원명 미상]의 『철학논강(哲學論綱)』 및 량치차오[梁啓超]의 『음빙실문집(飮氷室文集)』(1903)에 수록된 학설 등을 참고해 1912년『철학고변(哲學攷辨)』이라는 서양 고대철학사에 관한 저술을 내었다.
한문본인 이 『철학고변』은 고대 그리스철학의 소개와 아울러 유학의 관점에서 본 비판을 함께 담고 있다. 이 저서는 한말 유학자인 이정직(李定稷)이 저술한 『칸트철학설대략[康氏哲學說大略]』과 함께 국내에서는 초기의 서양철학 연구서라고 할 것이다.
이인재는 이 책에서 ‘필로소피아[飛龍小飛阿: 哲學]’라는 것은 본래 그리스어로 ‘예지(叡智)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이제는 ‘철학’이라고 번역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인재는 철학에 대해 삼라만상의 법리(法理)를 연구하며 사물의 원리와 존재를 설명한 것으로, 만상 중의 한 가지 이치[一理]만을 연구해 실용을 찾는 과학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탈레스(Thales, 廷禮)·아낙시메네스(Anaximenes, 阿那機蔑尼)·소크라테스(Socrates, 瑣格拉底)·플라톤(Platon, 栢來圖)·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亞里斯多德)의 철학을 소개 비판하고, 뒤에는 데카르트(Descartes, 笛卡兒)와 베이컨(Bacon, 倍根)에 이르는 서양철학사를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정치·학술·문학·기예 등은 모두 그리스철학에서 생겨난 어머니격이라고 하였다. 『철학고변』은 이인재의 문집인 『성와문집』에 수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곽종석은 이 책의 발문을 써서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