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은 철을 끌어당기는 돌이란 뜻이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철광의 특성이 이러한 단어를 탄생시키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석이 철을 끌어당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자기학이 정립된 19세기 이후의 일로, 그 이전에는 주로 이들의 특성을 이용한 나침반의 제작과 관련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침반은 자석의 서로 다른 두 극이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성질을 이용해 방향을 알아내도록 고안된 장치로, 중국에서는 역사의 시조인 황제(黃帝) 때(B.C. 27세기)까지 그 기록이 거슬러 올라간다.
자석이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지구 주위에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데, 자기장은 자석이 받는 힘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추상적 개념이다.
자기장의 발생은 전류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원자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임이 20세기에 들어와 알려지면서 모든 물질에 자기적 성질과 관련된 특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물질의 자기적 성질은 크게 상자성(常磁性)·반자성(反磁性)·강자성(强磁性)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석은 강자성 물체를 가리키는 것이다.
전류 주위에는 자석을 움직일 수 있는 자기장이 일정한 방향으로 존재하며, 전류의 시간적 변화와 자기장의 세기는 서로 관련이 있다. 이와 반대로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면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는 전기장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전기장과 자기장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인 식으로 정리한 것을 맥스웰(Maxwell) 방정식이라 하는데, 1860년대에 완성된 이 식들을 바탕으로 많은 전기 회로들이 설계되고 실용화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자기장을 일정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코일을 원통형으로 감고 여기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는데, 자기장이 잘 모여있도록 코일 내부에 철심을 두면 자석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것이 전자석이며, 현재는 여러 가지 형태의 전자석들이 만들어져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원자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 사이에는 전자기력이 작용하고, 전자는 전하를 띠고 운동을 함으로써 전류가 흐르는 효과가 있게 되어 모든 물질이 자기적 성질과 관련이 있음이 알려지게 되었다.
물질의 자기적 성질은 그 구성 원자들의 자기장에서의 반응 차이에 따라 구분되는 것으로, 자석을 이루는 강자성체는 외부 자기장에 의해 스스로 자기장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잘 정렬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자석과 관련된 유물로는 지금의 평양지역에서 약 2천년 전에 사용되었던 천반(天盤)의 조각을 들 수 있으며, 기록으로는 ≪삼국사기≫ 신라편의 구절을 들 수 있다. 천반은 둥근 접시 모양의 판에 십간(十干)·십이지(十二支) 등으로 방향을 표시하고 가운데에 북두칠성을 그려놓은 것이다.
≪삼국사기≫에는 669년 당나라의 고종이 법안을 신라에 보내 자석을 구했는데 넉 달 뒤 신라는 자석 2상자를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5세기에 쓰여진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경상도와 강원도의 특산품으로 자석이 포함되어 있다. 윤도(輪圖)라 불린 우리 고유의 나침반은 이러한 자석을 사용하여 정밀하게 제작되어 건물의 축조나 무덤의 위치 선정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편, ≪동의보감≫에는 약재로서도 기록되어 있다.
21세기를 맞은 현재 자석의 쓰임은 매우 다양하다. 일상생활에서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에 부착되어 화면 조절에 쓰이고 있고, 마이크와 스피커, 전화기, 녹음기, 냉장고 및 전동기 형태로 세탁기 등에 내장되어 있다.
미시적으로는 컴퓨터의 기록 장치에도 응용되고 있고, 크게는 발전소의 발전기에서 전류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쓰여 현대 문명의 이기를 누리게 하는 전기의 공급에 없어서는 안 될 구성요소이다.
더 나아가 입자 가속기에서 다루어지는 전자석들은 그 형태가 다양하고 매우 정밀하며, 핵융합로에는 초전도 자석들이 사용될 예정이고, 고속철도에 응용될 자기부상 열차는 많은 수의 자석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