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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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개념
보존되는 물리량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과학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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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보존되는 물리량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과학용어.
내용

에너지는 물리학적 개념의 발전과정에서 정립되어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 개념으로 동양에서 사용되어 왔던 단어와 연관을 짓는다면 기(氣)의 개념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 정의된 에너지가 유용하게 쓰이게 된 것은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에너지 보존법칙이 확립된 이후의 일이다.

모든 종류의 에너지 총합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바꾸어 말하면 어떤 계에 행하여진 일의 총량은 그 효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서 일이란 힘과 힘의 방향으로 움직인 거리를 곱한 양으로 이 정의는 힘의 개념이 정립된 뉴턴(Newton, I.) 시대 이후에나 확실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뉴턴은 힘을 운동량의 시간에 대한 변화량으로 정의하였는데,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된다.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운동량의 시간에 대한 변화는 곧 질량과 가속도의 곱으로 표시할 수 있으므로 힘의 단위는 질량과 가속도의 단위를 곱한 것이 된다.

가속도는 속도의 시간에 대한 변화량, 속도는 거리의 시간에 대한 변화량이 되므로 결국 에너지의 차원은 질량에 거리를 두 번 곱하고 시간으로 두 번 나눈 것이 된다.

동양에서 사용되었던 기의 개념은 위와 같은 정량적(定量的) 정의가 이루어지기 이전 정성적(定性的)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 중에 ‘기’자가 들어간 단어의 종류는 수십 종에 이른다.

그러나 정량적 정의에 의한 에너지 보존법칙이 확립되면서 에너지의 종류는 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열에너지 등 몇 가지의 간단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물리학의 발전에 따라 열에너지는 원자나 분자들의 운동에너지임이 알려졌고, 새로이 빛에너지와 질량에너지 등이 추가되었다.

20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이러한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성질로 밝혀진 것이 에너지의 양자화 현상이다. 곧 원자와 같이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에너지가 연속적인 값을 갖는 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값을 가진다는 것인데, 이는 입자의 파동적 성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입자의 파동성은 불확정성 원리의 근간이 되는데,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면 더 작은 세계를 보기 위해서는 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에너지는 대부분 태양에서 전달된 것들로 식물이나 동물에 흡수된 식량, 이들이 오랜 기간 동안 변화한 석탄·석유·가스·태양열로 증발한 수증기가 이동하여 높은 위치에 비로 내려 고인 물의 위치에너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근원인 태양에너지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 의해 핵의 질량에너지가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태양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까지는 주로 가시광선 영역의 전자파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

이렇게 전달된 태양에너지는 식물이나 동물에 흡수되는 이외에도 공기의 이동, 해류의 운동, 지표면의 온도 상승 등으로 우리 주변의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화석 연료나 댐에 모여진 물을 이용한 발전에 의해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각 가정에 전달되고 있다. 전기에너지의 사용은 우리의 일상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폭넓은 범위에서 과학 발달을 가능하게 하였다.

20세기 100년 간의 과학 발달은 한마디로 지수함수적인 에너지 증가에 의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대략 인간이 조절할 수 있는 에너지의 크기가 4반세기 동안 1,000배 정도씩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데, 신체적 체험의 범위를 에너지 크기로 표시하면 대략 1,000배 가량의 차이가 나므로, 20세기 100년 간 에너지 증가로 이루어진 경험의 범위는 인간의 자연적 경험 4배에 해당된다.

이 증가된 에너지를 크게 저에너지·중간에너지·고에너지로 나눌 경우, 저에너지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는 식량·연료·전기 등을, 중간에너지 범위의 관심사들로 원자로·핵무기·핵융합·방사광가속기 등을, 고에너지 범위에서는 고에너지 가속기 및 검출기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 등이 인류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세 이후에 발전되어 온 기에 관한 학문적 성과와 서양에서 정립된 과학적 개념인 에너지에 관한 관점들을 서로 연관지어 공통된 맥락을 찾아내는 일은 단절되었던 동·서양의 문명적 만남을 이루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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