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造景)은 문자로는 경관을 꾸민다는 뜻이며, 자연과 인간의 주위환경에 대한 인간의 효과적인 이용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문명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과학과 예술의 발달에 따라서, 혹은 시대마다 인간의 욕구, 사회의 필요성과 인간이 인식하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는 그 성격과 정의를 달리하여 왔다.
일반적으로 조경학은 조형적인 실체의 외부공간을 계획 및 설계하는 전문분야로, ‘인간의 이용과 즐거움을 주기 위하여 토지를 다루는 기술’ 또는 ‘토지를 미적 · 경제적으로 조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예술이 종합된 실천과학’ 등 여러 가지로 정의되어 왔다.
조경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 미국에서부터이며, 학술단체기구인 미국조경가협회는 최근에 “조경은 유용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에 목표를 두고, 자원보전과 관리를 고려하며, 문화적 · 과학적 지식의 응용을 통하여 설계 · 계획 혹은 토지의 관리 및 자연과 인공요소를 구성하는 기술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이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인식되고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 무렵이다. 본격적인 경제개발과 공업화의 추진에 따른 환경문제에 대한 부작용에 대응할 필요성, 현충사를 비롯한 국난극복 사적지의 복원,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절개면의 미적 회복과 경주관광종합개발 10개년계획 추진에 따른 관광 수요로 조경의 필요성 인식과 조경공사 수요가 증대되어 조경기술자의 양성이 대두되게 되었다.
대학에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임학과에서 1945년경부터 ‘조원학’의 강좌명으로 조경 분야 학과목이 개설되었으며, 1958년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임학과에 ‘조원설계’ 과목을 추가하여 강좌가 계속되었으며, 그 뒤 타 대학의 원예학과와 임학과 등에 조원학 과목이 개설되었다.
특히,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서는 1968년 농학과에서 원예학과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원예학과에 조원학을 개설하고, 임학과에 설강되었던 과목을 폐강하는 대신에 조경학이라는 학과목을 개설하였는데, 이 학과목명이 현재 조경 분야의 명칭으로 쓰이게 된 계기로 보인다. 그 뒤 1972년에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환경디자인과에 조경전공을 개설하였다.
교육인력을 조기에 배출하고 기술인력을 단기간에 재교육함으로써 조경 분야의 조기정착을 염두에 두고 문교부에 의하여 설치된 것은 1973년에 석사과정으로, 전문대학원 과정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생겼으며, 학부과정으로 같은 해에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 영남대학교 농축산대학에 조경학과가 설치되었다.
일반대학원의 석사과정으로는 1978년 영남대학교, 1979년 서울시립대학교에, 1980년 경희대학교에 석사 · 박사 과정이 개설되어, 1986년 말 현재 9개 대학원, 16개 대학, 6개 전문대학에서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다.
실무적인 조경사업에 일반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1974년 국영기업체 법인회사인 ‘한국종합조경공사’의 설립으로, 특수공사업인 종합조경면허를 취득하였다. 1980년 전문공사업으로 조경식재공사업과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 면허의 발급이 시작되어, 1986년 말 현재 종합조경면허업체 11개, 조경식재공사업 면허업체 87개,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 면허업체 78개에 이르렀다.
또한, 1977년 「기술용역육성법」에 의한 조경분야 전문기술 용역업체는 15개이며, 「문화재보호법」(현, 국가유산기본법)에 의한 문화재수리업자(현, 국가유산수리업자) 중 조경분야 등록업체는 11개에 이르렀다. 이러한 기술인력을 공급하기 위하여 1976년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하여 배출된 조경기술자 수는 1985년 말 당시 기술사 40명, 기사 1급 1,868명과 기사 2급 2,819명이다.
조경은 자연 속에서의 인간, 외부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여러 행위나 행태를 다루기 때문에 자연의 생태적인 지식과 더불어 인간에 관한 이해도 강조된다.
조경이란 단순히 정원이나 공원 등 독립된 어떤 지역을 다루는 분야의 범위를 넘어서 건축 · 도시 · 토목 분야와 함께 인간의 모든 활동공간 영역을 다루는 환경설계의 중요한 분야이다.
조경의 범위는 한 주택의 정원으로부터 공원의 위치선정, 한 단지의 수목식재, 나아가 도시나 국토 전체의 녹지계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조경의 관심영역은 점차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혹은 고려해야 할 대상 및 범위는 단독주택정원, 아파트단지 내의 조경, 상업건물과 관련하여 전정 혹은 중정 · 옥상정원, 건물 내의 실내정원과 같은 대지 내의 조경이 있다.
그리고 도시지역 내의 어린이공원이나 근린공원 · 묘지공원 · 자연공원과 운동공원과 같은 각종 공원, 시설녹지 · 경관녹지 · 완충녹지 등 도시 주변의 녹지나 가로공원 · 보행자 전용도로 등 도시 속의 녹지공간, 도시지역 외부의 국립공원 · 도립공원 · 군립공원 등과 사찰경내 · 문화유적지 · 천연기념물보호구역 등 사적지가 있다.
그 외에도 자연공원, 국민관광 및 여가활동에 활용되는 모든 레크리에이션시설이 포함되는 관광지, 공업단지, 가로 및 고속도로의 조경, 캠퍼스계획 등 주로 시설물과 관련된 영역으로 건물의 배치 혹은 도로의 노선설정 등 초기단계에서부터 조경가가 참여하는 시설조경, 도시환경의 악화 혹은 시민의 여가지역 증대에 따라 대규모의 산림지역 혹은 강 유역 등의 보존 및 개발방향 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정책결정과 환경영향평가 분야에 이르고 있다.
조경 분야의 협력단체는 1967년 관상수 재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결성된 한국관상수협회, 1972년 학계를 중심으로 창립된 한국조경학회, 1980년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조경기술자들의 모임인 한국조경사협회(현 한국조경사회), 설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국조경가협회, 전통조경 및 정원에 관한 연구를 위한 모임인 정원문화연구회(현 한국정원학회) 등이 결성되었다.
1981년에는 이들 모임들의 결속과 친목도모, 대외적인 창구의 일원화를 위한 한국조경연합회가 결성되었다. 또한, 이들 단체에서 발간하는 회지에는 한국조경학회의 『한국조경학회지』, 한국정원학회의 『정원학회지』와 조경연합회의 『환경과 조경』 등이 지속적으로 발간되어 학문적 체계의 확립과 정보전달, 기술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조경은 예술임과 동시에 기술이며, 또한 사회적 변화에 따른 필요성의 분야이다. 조경이란 다른 말로 정의하면 그 시대 그 사회의 사람들이 환경을 어떻게 이용하였느냐 하는 생태학적인 해결방법이며, 그 시대에 조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사회의 변화와 시대적 요청에 따라 보다 광역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근대적 개념의 조경학 분야는 지금까지는 서구적 학문과 지식의 도입단계였으나 이제는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토착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오랜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우리나라 특유의 자연관 · 풍속 및 전통적 옥외공간구성철학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전통적 환경창조의 기술에 대한 과학적 해석을 새로운 차원에서 추구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문화적 · 사회적 · 물리적 환경에 부합하고, 우리의 가치관과 의식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학문으로서 옥외공간 창조기법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