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도는 평면적인 지질 상황을 기록하고 있으나, 일정한 축척으로 여러 가지 암석의 분포 상태와 지질 구조, 그리고 암석 상호간의 시간적인 선후관계가 기록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삼차원적인 공간 개념의 성질을 띠게 된다.
기록되는 암석은 퇴적암·화성암·변성암으로 크게 셋으로 구분되며, 이들은 특징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지질구조에는 단층·습곡·부정합·절리·선구조 등이 기록되고, 지질 상황이 중요한 부분에 대하여는 단면도를 작성해봄으로써 암석 상호간의 선후관계, 접촉면의 성질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지질도에는 1886년에 독일의 고체(Gottsche,C.) 교수가 작성한 1:4,000,000 축척의 전국 지질도가 있었으나, 이는 조사기간이 짧고 잘못된 점이 많아서 오늘날에는 고전적인 가치만 있을 뿐 참고자료로는 적당하지 못하다. 그 뒤 일본 지질학자들에 의하여 1900년 무렵부터 한국의 지질이 조사되기 시작하여 1928년과 1941년에 1:1,000,000 축척의 지질도를 만든 일이 있다.
그러나 이것도 잘못된 점이 많다. 조선총독부 중앙연료선광연구소에서는 탄전을 조사하여 1:50,000 축척의 탄전 지질도를 발간하였는데, 1927∼1940년 사이에 유연탄전(함경북도 소재)과 무연탄전(북한의 고원·문천, 평안남도 북부지역, 평양의 저탄전, 남한의 화순 및 삼척탄전)이 조사, 발표되었다.
조선총독부 지질조사소에서는 61매로 된 1:50,000 축척의 지질도와 설명서를 발간하였고, 1940∼1945년에는 1:200,000 축척의 지질도 4매를 조사하여 발간하였다. 이들 1:200,000 축척의 지질도는 북한의 험준한 지역에 대한 지질 설명으로서 도폭명(圖幅名)은 의주·초산·자성 및 후창이었으나,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이들 도폭을 얻을 수 없는 실정이다.
1945년 광복 후에는 한국의 지질조사소(후에 자원개발연구소·동력자원연구소로 바뀜)에서 1:50,000 축척의 지질도가 계속 조사, 발행되어왔다. 1956년에는 우리 나라의 지질학자들에 의한 자세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후로 교정된 1:1,000,000 축척의 대한지질도가 발간되었다.
1961년에는 석탄·석회석, 기타 지하자원을 조사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탄전지대를 중심으로 한 ‘태백산지구지질도’ 작성계획이 세워졌으며, 이 계획의 일환으로 1962년에 1:50,000 축척의 지질도가 이 지역에 대하여 17매 발간되었다. 이에는 약 50명의 국내 지질학자가 동원되어 1년간 조사하여 완결했는데, 이 지질도를 이용하여 탄전과 석회암 개발이 진행되었고, 오늘날에도 자원 탐사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1973년에는 전국에 걸친 1:250, 000 축척의 지질도가 발간되었고, 1981년에는 1945년 이후에 조사된 1:50,000 축척의 지질도를 참고로 하여 1:1,000,000 축척의 대한지질도가 발간되었다. 1985년 현재까지는 1:50,000 축척의 지질도가 우리 나라 364매 가운데 215매가 발간되어 남한 국토의 78.5%에 대한 지질도가 완성되었다.
앞으로는 더 정밀한 1:25,000축척의 지질도가 전국토를 대상으로 작성될 전망인데, 광복 후 이제까지 발간된 1:25,000지질도는 탄전 정밀조사를 위한 것으로서 삼척탄전·단양탄전·도계지역·문경탄전·정선탄전·평창탄전·보은탄전·강릉탄전의 8개 지질도이다.
이 밖에도 1964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지질학회지≫와 1968년부터 시작된 ≪광산지질학회지≫에 여러 지질학자들이 발표한 다양한 축척의 지질도가 있으며, 동력자원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여러 기관지에서도 지질도를 발간하고 있다.
지질도에는 지표에서 관찰한 사실들을 기입하게 되어 있으나, 본래의 암석이 풍화되어 이차적으로 생성된 표토(表土:흙의 최상층의 부분)는 무시하고, 그 아래에 덮여 있는 원래 암석에 대하여 기록한다. 보통 지면에는 수십㎝에서 수m 두께의 표토가 덮여 있으므로 지표에 나타난 지질상황은 부분적으로 암석이 노출된 노두(露頭:암석이나 지층 등이 자연적·인위적으로 지표에 드러내고 있는 부분)만이 관찰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질도를 작성할 때 지표 위의 모든 상황을 100% 관찰하기가 불가능하게 되며, 지표에서 모든 노두를 관찰하여 얻은 결과를 기록하는 노선지질도(路線地質圖)가 작성되게 마련이다.
현지를 답사하면서 행로에 따라 관찰된 노두상황을 모두 지형도 위에 점(點) 기록하여 놓은 노선지질도를 기초로 하여 평면적인 지질 경계선이 작성될 수 있으므로, 노선지질도는 지질도 작성의 중요한 기본 자료가 된다. 일반적으로 노선지질도 위에 지질 상황을 기록할 때는 암석의 종류와 지질구조에 따른 기호 혹은 색깔을 정하여 표시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호 표시의 장점은 지형도 위에서 동일 암석의 상호연관성이나 지질구조 이해의 용이함에 있다.
노선지질도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은 노두 관찰을 한 현재의 위치를 지형도 위에 정확히 표시하여야 하며 모든 관찰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야외에서 관찰한 모든 상황을 등고선 지형도에 정확하게 기입하여 자세한 노선지질도를 작성하면 이것을 기초로 하여 지질도 작성이 가능하게 된다.
지질도에는 공간적인 구조상태나 암석 상호간의 선후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지질 단면도가 수반된다. 퇴적암이 분포된 지역에 대하여는 보통 지질도에서 지층의 주향(走向:층리면·단층 등의 구조적 표면이 수평면과 교차하여 이룬 선의 방향)과 직각인 방향으로 지질단면선을 그린 다음 그 선에 따른 지형 단면을 그린다.
주의할 것은 지형 단면의 수직 및 수평 방향의 축척을 동일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수직방향의 축척을 몇 배로 확대한 지형 단면을 그리면 지층의 경사를 기입할 때 곤란이 생기고 지질구조를 그릇되게 이해할 수 있다.
지형 단면이 완성되면 단면선과 교차하는 모든 지층 경계선을 기입된 경사각에 해당하도록 각도기로 기입하여 지층이 지하로 들어간 모양을 그리게 되면 지질단면도는 완성된다. 이 단면도를 근거로 하여 암석의 수직적 연속성을 나타내주는 주상단면도(柱狀斷面圖)를 만들 수 있다.
자세한 주상단면도는 암석의 노출이 좋은 현장에서 ㎝단위로 지층의 두께를 실측하여 작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세한 주상도에는 암석의 종류와 두께, 암석의 연령, 화석의 함유량 등이 기록된다. 변성암과 화성암으로 된 지역의 지질 단면도는 퇴적암의 경우와 다르다.
변성암은 대체로 엽리(葉理:엽층의 단면이 나타내는 색과 색의 경계)에 따라 경사를 기입하게 되고, 화성암의 경우에는 관입(貫入:마그마가 암석을 뚫고 들어옴)당한 암체와의 접촉한 각도는 임의로 그리게 된다.
시추 자료 등 지하 내부에 대한 보조 자료가 주어져 있을 때는 비교적 정확한 접촉 각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노선지질도를 충실히 작성하여 지질도를 완성하게 되나 퇴적암의 경우에는 특별히 기본적인 작도법에 의하여 손쉽게 지질 경계면을 작성할 수 있다.
즉, 어느 한 지점에서의 고도위치와 지층 경계면의 주향(走向:기울어진 지층면과 수평면이 서로 만나서 이루는 직선의 방향)·경사가 관찰되면, 경사 각도에 의하여 다른 부분에서 이 경계면이 나타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작도법 사용시 주의할 점은 주향·경사가 가까운 거리에서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질도는 척도에 따라 1:1,000,000, 1:250,000, 1:50,000 지질도 등으로 분류되고 지도의 축척이 작을수록 일정 범위 내의 지질 상황이 정확하게 표기될 수 있다.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지질도의 축척이 달라지게 되는데, 광역적인 조사를 할 때는 축척이 큰 것을 사용하고, 좁은 범위 내에서 정밀 조사를 원할 때는 축척이 작은 것을 사용하게 된다.
지질도는 용도에 따라 특별한 내용만을 기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예로는 수리지질도·해저지질도·탄전지질도·광상분포도 등이 있다. 지질도는 기본적인 지질 상황을 지시해주는 것 외에도 새로운 자원의 탐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댐이나 원자력발전소 등의 건설에 적합한 장소를 선정할 때 응용지질학적인 도움을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