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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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왕곡마을 원경
고성 왕곡마을 원경
인문지리
개념
가옥들이 밀집하여 형성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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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가옥들이 밀집하여 형성된 마을.
개설

촌락은 가옥의 밀집도에 따라 집촌(集村)과 산촌(散村)으로 나뉜다. 집촌은 가옥의 밀집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촌락으로 성립의 역사가 오래된 곳에 주로 형성된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나라의 취락은 집촌이 일반적이고, 집촌의 대부분은 가옥이 불규칙하게 밀집되어 있는 괴촌(塊村)이다. 괴촌은 가옥이 담이나 울타리를 경계로 붙어 있다. 집촌 형성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흩어져 살기보다는 한 곳에 모여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내용

집촌은 경지가 연속하여 있어 경작하기 쉬운 곳, 즉 산록·해변·주요 가로·수로를 따라서 주로 형성되며, 간척촌에서도 여러 가옥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집촌을 형성한다. 또 우리나라의 동족촌과 같이 혈연적 결합에 의하여 집촌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집촌은 역사가 오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대한 정자나무 또는 당산수가 있어 멀리서도 식별이 용이하다. 이러한 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결속을 과시하는 상징물이기도 하고 집회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집촌의 형성 조건으로는 다음의 여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평지에서 발달한다. 평지에서는 집합 거주하여도 주민이 필요로 하는 생활 자료를 비교적 근거리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집촌이 존재하는 곳은 일찍부터 농업이 영위되고 그 농업양식에 급격한 변화가 없었던 곳이다. 충적평야처럼 평탄하고 연속적 경지를 가지는 벼농사지역에서는 수리·관개·배수·경작·수확 등의 공동작업을 필요로 하므로 집촌이 발달하였다. 또한 어촌도 어망·선박·어항·해변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므로 가옥의 집합이 촉진되었다고 한다.

둘째, 일반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물의 공급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우물을 중심으로 가옥이 밀집하게 된다. 셋째, 방어를 목적으로 형성된다. 촌락 발생상 가장 오래된 형태는 방어를 주요 목적으로 집합한 것이다. 넷째, 집약적 농업지역은 동북아시아의 벼농사 지역처럼 집촌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일반적으로 초지가 공동소유되고 있는 곳에서도 가옥이 집합한다. 이 경우에는 주택과 기타 건물을 한 장소에 둠으로써 경지를 융통성있게 사용하고 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 대다수의 경우에 있어서 집촌형태를 즐겨 취하는 것은 그 문화적 전통에 의한다.

마티니(Martiny, R.)는 집촌을 경지구획, 택지구획, 촌락내부의 공지, 도로의 양식을 기준으로 하고, 가옥 및 도로의 소밀 정도, 분산과 집중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괴촌(塊村)·노촌(路村)·환촌(環村, 圓村)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집촌의 특성은 오랜 전통과 촌락공동체적 성격을 강하게 가진다. 또한 수리·관개·배수·경작·수확 등의 공동작업이 편리하며, 공익시설을 계획하고 학교·작업장·창고 등의 공공시설을 배치하는 데 편리하지만, 경작지가 촌락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통작거리(通作距離)가 증가함에 따라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영농의 기계화와 농로정비, 경지정리 등에 의하여 원거리 경작도 편리해졌다.

우리나라는 벼농사 중심의 농업지역으로 공동작업이 많고, 또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풍수사상이 강하며, 동족촌이 많은 관계로 집촌이 전국에 걸쳐 지배적으로 분포하였다. 어촌은 좁은 해안에 있어 평지가 부족하고 공동작업이 농촌보다 더욱 많으므로 거의 집촌을 형성하였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집촌 분포 지역은 영산강·동진강·만경강·금강·낙동강·한강·대동강 등의 유역에서 벼농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한편 집촌은 선상지(扇狀地)에서는 선단(扇端)이나 선정(扇頂)에서 괴촌을 형성하고, 범람원·삼각주에서는 자연제방 위에 가촌(街村)·열촌(列村)을 이룬다. 그러나 제주도는 특이하게 다공질이고 투수성이 큰 현무암에 스며든 복류(伏流)가 용출하는 해안의 용천대(湧泉帶)를 따라 집촌이 형성되었다.

집촌의 전형적인 예는 동족촌(동족마을, 동성마을, 동성촌, 씨족마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동족촌은 한 곳에 집거하므로 집촌의 형태를 취한다. 규모별로 보면 30∼60호가 35.3%, 60∼100호가 29.6%, 100∼150호가 14.9%로, 30∼100호 규모가 약 65%를 차지한다. 동족촌의 발생연대는 15~17세기에 형성된 것이 전체 동족촌의 약 40%를 차지한다.

동족촌은 경상북도·경기도·황해도·경상남도·충청북도·충청남도 순으로 많고, 이들 도는 100개 이상의 동족촌이 분포한다. 경상북도는 양반·유림 등의 동족집단이 많으며, 그 수는 1,901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안동시 183, 경주시 135, 상주시 124, 영천시 122, 의성군 121, 대구광역시 달성군 113개 등지에 많다. 또한 제주도에도 283개의 마을이 밀집하여 있다.

대표적 동족촌으로는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의 하회(河回)마을을 들 수 있다. 하회마을은 풍산유씨의 동족촌이 형성되어 있는데, 임진왜란 때 영의정이었던 유성룡(柳成龍)의 후손들이 현재까지 동족촌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곳은 1980년에 가구 수 112호, 인구 388명이었고, 1998년에 가구 수 111호, 인구 290명이었다. 동족인 유씨는 마을의 중앙에 분포하고 주변부에 타성과 전입자가 분포한다. 하회마을은 2010년 8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성씨별 구조뿐 아니라, 토지 이용·토지 소유 관계·촌락 형태 등에 있어서도 종가를 중심으로 동심원 내지 환상 구조를 나타내고 있고, 직업 구성은 78.6%가 농가이다. 촌락의 형태는 완전한 집촌에 속한다. 가옥의 건립 연대는 조선시대 51%, 1910∼1920년 33%, 1951∼1960년 7.1%, 1961∼1970년 4.4%, 불확실한 것이 3.5%를 나타낸다.

간척촌은 전라북도 김제시 광활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6가구씩 편성한 반〔沓區〕이 직선상의 농로를 따라 배치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현재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어선의 출입이 많은 어촌은 포구를 중심으로 가옥의 밀집도가 높은 것이 보통이며, 포구에는 위판장을 비롯하여 상업시설들이 집중해 있다. 포구의 일부는 인천광역시의 소래포구나 전라북도 부안군의 격포처럼 관광어촌으로 발달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한국지리』(권혁재, 법문사, 2005)
『촌락지리학』(홍경희, 법문사, 1985)
「동족촌의 입지와 공간구조」(이용석,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8)
안동하회마을(www.hahoe.or.kr)
『散村と集村』(長井政太郎, 聚落地理學講座Ⅰ, 朝倉書店,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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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홍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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