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일하는 일, 지관, 한의원 등의 직업을 가졌던 조상의 내력담이다. ‘책불일월’이란 책을 본 조상이라는 뜻으로서, 이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일상 많은 책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러한 조상이 있는 집안에서는 그 조상을 수호신으로 삼고, 집안에서 굿을 할 때 심방(무당)이 내력담을 노래하고 집안의 수호를 빈다. 그런데 이 수호신이 그러한 직업을 가졌던 혈연조상 자체인지, 그 혈연조상으로 하여금 그러한 직업을 가지게 수호하여준 어떤 다른 신인지는 관념상 분명하지가 않다.
혈연조상이 그러한 직업을 가지게 된 내력은 집안마다 다르므로, 「책불일월본풀이」라 하면서도 그 내용은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다만 공통점은 이 집안의 몇 대 할아버지가 책을 많이 읽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택일하는 일이나 지관·한의원 등의 일을 하여 남을 도왔다는 내용이다. 이 본풀이는 ‘조상’이라는 일족수호신이 생업수호신적 성격이 있음을 말하여주는 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