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먹이사슬 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종(種)의 생물 중에서 잡히어 먹는 생물에 대한 잡아먹는 생물을 말함.
일반적으로는 해충이나 잡초 등 유해생물의 수를 저하시키는 유익생물을 일컫는다. 주로 농림업에서 해충방제와 관련하여 이용되어 왔으며, 최근 잡초 방제에 초식성 동물(주로 곤충)을 이용할 때 이것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천적류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나 해충을 죽이는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① 포식동물(捕食動物):어류·양서류·파충류·조류·거미류·응애류·곤충류(딱정벌레·파리목·풀잠자리목·노린재목·잠자리목 등).
② 기생동물(寄生動物):응애류·곤충류(맵시벌상과·수중다리좀벌상과·기생파리과 등)·선충류(線蟲類). 기생곤충류는 해충을 죽이나 선충류는 생식력을 상실하게 하는 수가 많다. 기생곤충은 해충의 외부 또는 내부에 기생하는데 기생 대상이 한정되어 있고 특정 생육단계에서 기생하는 경우가 많다. 포식성 곤충도 즐겨 잡아먹는 대상이나 생육단계가 있지만 기생성 곤충에 비하여 덜 한정되어 있다.
③ 병원미생물(病原微生物):원생동물·세균류·균류·바이러스(virus)·리케차(rickettsia) 등이 있으며, 해충에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킨다.
자연계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는 예로부터 알려져 왔다. 중국에서는 3세기경의 문헌에서 새의 밀도증가가 간접적으로 진딧물의 밀도증가를 초래한다고 하고, 그 이유로 새가 많아지면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라고 기록하였다. 이 무렵 중국 광동지방에서는 개미의 한 종류를 귤의 해충방제에 이용한 기록도 있다.
해충방제에 천적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감귤의 해충인 이세리아깍지벌레를 방제하기 위하여 천적인 베다리아무당벌레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도입하여 방제에 성공한 뒤부터이다. 천적류의 해충학적 이용방법에는 외국산 유력천적류의 도입, 천적류의 세력증대를 위한 환경조건의 개선, 대량으로 생산된 천적류의 방사(放飼), 미생물의 이용 등이 있다.
외국에서 유력한 천적류를 도입하는 일은 주로 외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침입한 해충을 방제하기 위하여 그 해충의 생산지를 찾아가서 그곳에 있는 유력한 천적류를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사과명충을 방제할 목적으로 1931년 일본을 통하여 미국의 사과명충좀벌을 도입하여 효과를 보았다. 1975년에는 제주도에 감귤 해충인 루비깍지벌레를 방제하기 위하여 루비붉은좀벌을 일본에서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또, 토착해충에 대하여 토착천적류보다 증식력이나 공격력이 크고 환경조건에 대한 적응력이 큰 천적을 도입하여 효과를 본 일도 있다. 환경조건을 천적의 활동에 유리하게 개선하는 일은 어떤 요인이 천적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느냐를 찾아 그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은 다양한데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은 먹이조건이나 서식장소이다. 혼효림(混淆林:혼합림)을 조성하거나 밀원식물(蜜源植物:꽃이나 잎에서 꿀을 분비하는 식물)을 도입하는 것은 그 예이다.
천적류의 이식은 무당벌레류와 같이 떼를 지어 월동할 때 이를 채집하여 필요한 곳에 방사하는 수도 있으나, 주로 실내에서 대량사육이 가능한 해충에 천적류를 접종, 대량으로 사육하여 방사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보통 저곡(貯穀)해충이나 감진나방과 같이 증식력이 크고 사육이 쉬운 해충류를 기주로 쓴다.
미생물의 이용은 병원미생물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살충제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용한다. 따라서 포자를 형성하는 세균류나 균류가 이용된다. 바이러스류는 생체배양을 해야 하는데, 배양이 어려우므로 병에 걸린 개체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산포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미생물농약도 있다.
천적류를 이용한 해충방제는 성공하면 그 효과가 영구적이며, 천적류가 해충을 찾아 공격하므로 비용도 별로 들지 않고, 살충제를 쓸 때의 여러 가지 부작용도 없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해충의 밀도가 낮고, 경제적 피해수준이 높으며, 격리된 지역이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천적류에 관한 분류학·생태학·유전학 등은 물론이고 해충이나 작물에 관한 여러 가지 생물학적 지식을 토대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