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높이 29㎝, 몸둘레 29.5㎝, 밑지름 10㎝. 1979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중생(衆生)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목마름을 없애준다 하여 일명 ‘감로병(甘露甁)’이라고도 부르는 정병은 부처님 앞에 올리는 깨끗한 물(淨水)을 담는 물병(水甁)으로서, 보통의 병 모양을 한 것과 중간 마디가 있는 기다란 목에 몸통 어깨에 주구(注口)가 달린 특이 형태 등 두 종류가 있다.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에 보관 · 전시되고 있는 특이 형태의 이 정병은, 중간 마디 윗쪽의 물을 넣는 주둥이 부분과 물을 따르는 주구만 없어졌을 뿐 거의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결실된 주구의 흔적이 뚜렷한 몸통에는 풍만한 어깨로부터 날씬하게 쭉 뻗은 하체에 이르기까지 운룡문(雲龍文)을 위시한 연화문(蓮花文)과 여의두문(如意頭文), 파상문(波狀文) 등의 문양이 빈틈없이 세선(細線) 은입사되어 있으며, 여의두문으로 몸통과 구분되어 있는 목과 중간마다 윗면에는 연화문이 멋드러지게 장식되었다.
몸통 좌 · 우로 서로 마주 보게끔 두 개의 원을 마련하고 각각 구름 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시문(施紋)한 용 문양은 부릅 뜬 눈과 이빨 · 수염 · 감기 · 발톱 등이 매우 정교하며, 두 원 사이의 여백과 몸통 상 · 하단의 연화문과 여의두문, 그리고 굽받침의 파도 모양의 파상문은 도안 감각이 뛰어나다.
전반적으로 살펴보아 세련되고 우아한 기형과 정교하고 치밀한 은입사기법 등의 뛰어난 조형성과 미적 감각은,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국보, 1962년 지정)을 비롯한 고려시대의 청동제은입사정병들과 비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