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편말(篇末)에 ‘계축정월이십구일필서’라 적혀 있으며, 뒷 부분에 「삼옥삼주기(三玉三奏記)」라는 소설도 함께 들어 있다. 「최익성전」은 전면 97면으로서, 결말부의 마무리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절정 부분에서 끝나 버린 미완성 작품이다.
원나라 무종(武宗) 즉위 23년, 양주(楊州) 땅의 최 상서(崔尙書) · 윤 부인 부부와 오 상서(吳尙書) · 조 부인 부부는 늘그막에 기자(祈子)하여 자식을 얻어, 각각 익성(翼星)과 금선(錦善)이라 하였다. 이 무렵 전횡(專橫)을 하던 진권(陳權)의 다섯 형제는 충직한 최 상서를 모함하여 유배 보내니, 윤 부인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익성은 오 상서에게 의탁한다.
오 상서도 장인인 조정문을 비호하고 진권과 대립하다가 멀리 유배당하고, 조정문은 사형을 받으니 조부인 역시 충격으로 죽게 된다. 익성은 진권의 위해를 벗어나 도인들을 찾아 입산하여 무예와 도술을 연마한다.
한편, 오 소저는 양만리(楊萬理)라는 자의 유혹과 위협을 피하다 온갖 고초를 겪고, 병으로 죽기 직전에 태을진군(太乙眞君)의 신조(神助)를 받아 일세의 여걸로 탈바꿈하게 된다. 역모를 꿈꾸는 진권이 남만(南蠻) · 서융(西戎) 등 오랑캐와 내통하고 황제를 치니, 급박해진 조정에서는 인재 규합의 방(榜)을 내린다.
이에 때를 기다리다 영조(靈助)를 입고 달려온 오 소저와 최익성은 무예의 높음에 따라 각각 대원수와 부원수가 되어 출전하여 진권과 대적한다. 그들은 진권의 무예와 요술 · 야습 등의 궤계(詭計)를 다 물리치고 승승장구 끝에 진권 형제들의 목을 벤다.
이 작품의 성격은 최 상서와 오 상서 양가를 중심으로 일약 대국적인 사건에까지 확대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영웅소설 · 군담소설의 일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제목상의 주인공인 최익성은 결말 부분에 이르면 한갓 제이의적(第二義的)인 명분으로 밀려나는 느낌이 강하고, 실제 주역이 오 소저로 바뀌는 기이한 현상을 낳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 작품은 「홍계월전(洪桂月傳)」 · 「정수정전(鄭秀貞傳)」 · 「삼옥삼주기」 등과 같은 일칭 여호걸계(女豪傑系) 소설의 한 맥락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작중에 사람의 명칭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라든가, 진권의 아우 진명(陳明)의 경우와 같이 한 번 죽었던 사람이 다시 등장되는 등 치밀성이 부족하다. 또한 내용 구성에서도 고전소설 일반의 천편일률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