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 1913년 신구서림에서 간행하였다.
명나라 시절 홍계월은 시랑 벼슬을 한 아버지의 무남독녀로 태어났으나, 간신의 반란을 만나 어버이와 헤어지고 수적(水賊)을 만나 물에 던져진다. 그러나 무릉포에 사는 여공(呂公)의 구조로 살아나게 되었다. 여공의 도움으로 그 집 아들과 함께 도사에게 수학한 홍계월은 마침내 장원으로 급제하고, 그 집 아들 여보국은 부장원으로 급제한다.
외적의 침입을 받자 홍계월은 대원수가 되고, 여보국은 부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그러나 부원수가 원수의 말을 듣지 않고 싸우다가 크게 패한다. 그러자 원수는 이를 크게 꾸짖는다. 싸움을 승리로 이끈 뒤, 홍계월은 헤어진 어버이와 만나고, 또한 천자는 그에게 위국공(魏國公)을 제수한다.
뒷날 홍계월이 천자를 속인 죄를 청하자, 천자는 벼슬을 그대로 둔 채 친히 중매를 서서 여보국과 혼인시킨다. 이 사이 여보국과 홍계월 사이에 갈등이 있게 되는데, 뒤에 다시 반란군이 일어나 출전하여 홍계월이 남편의 위기를 구해주므로 이들 부부는 금실을 회복한다.
이 작품은 여주인공이 부모와 헤어졌다가 결합을 다루면서 남녀간의 애정·능력 등을 함께 다룬 영웅소설·군담소설·여장군소설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면에서 「정수정전」이나 그 이본인 「여장군전」등과 궤를 같이한다. 물론, 「옥루몽」이나 「황운전」 같은 소설도 남성보다 더 우위에 있는 ‘여성·여장군’을 등장시키고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 작품처럼 남편이 아내의 지배를 받고 군법을 위반하였다고 해서 엄벌을 받고 있지는 않다. 또한, 회군한 뒤 여자의 벼슬을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부여해두는 점도 특이하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이 작품이 독자사회학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함을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