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홍전 ()

고전산문
작품
조선 말기에, 향유된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작품/문학
간행 연도
1929
작가
김병권(金秉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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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설홍전」은 조선 말기에 향유된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현재까지 필사본 12종과 1929년에 영창서관에서 간행한 구활자본 이본이 존재한다. 「설홍전」ㅇㅢ 전반부는 천상계 인물이 인간계에 하강하여 겪는 고행담과 결연담이 중심이 된 반면, 후반부는 전형적인 군담소설 형식을 따랐다. 다른 고전소설과 달리 독특한 삽화가 다수 제시된 특이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정의
조선 말기에, 향유된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이본 현황

현재까지 확인된 「설홍전」은 국문 필사본 12종과 구활자본으로 간행된 1종이 존재한다. 국문 필사본은 김광순본 3종, 박순호본 2종, 단국대학교본 2종, 연세대학교본 2종, 한국학중앙연구원본 1종, 울산대학교본 1종, 사재동본 1종이 있다. 구활자본은 1929년에 영창서관에서 간행하였는데, 거기에는 저자를 김병권(金秉權)으로 적시하였다. 필사본에 비해 빠진 내용이 많다는 점에서 기존에 향유되던 소설을 구활자본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구성 및 형식

2권 1책으로 구성된 단국대본(구 김동욱본)을 제외한 나머지 이본들은 모두 1권 1책으로 되어 있다. 전반부에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계모의 박대를 위주로 한 일종의 계모 박대담, 염라부에 끌려가 저승을 체험하는 저승 여행담, 주인공이 괴물로 변신하여 곡예를 하며 사는 고행담, 노비와 주인의 갈등 내용, 여주인공과의 결연담 등 다채로운 삽화가 담겨 있다. 반면 후반부는 후반부에는 전형적인 영웅의 활약상을 다룬 영웅소설적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

명나라 시절 설홍은 일찍이 부모님을 모두 잃고 서모 진씨의 슬하에서 자란다. 진씨는 남편이 죽은 뒤, 가사는 돌보지 않고 연일 술을 마시면서 지내며 홍을 학대한 끝에 산중에 갖다 버리게 한다.

버려진 홍은 산중에서 봉황이 물어다 준 환생초와 나무 열매를 먹고 살아간다. 염라대왕은 홍을 저승으로 잡아와 옥황상제께 바치는 천도를 훔쳐 먹은 죄를 다스리려다가, 죄가 없음을 알고 인간계로 다시 돌려보낸다. 돌아오는 도중에 설홍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난다.

진씨는 홍이 살아 있음을 알고 다시 홍을 데려와 독을 먹여 죽이려고 했으나, 천도를 먹은 홍은 죽지 않고 몸에 털이 난 짐승이 된다. 진씨에게 기이한 짐승이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를 구경하려 하자, 진씨는 홍을 물에 빠트려 죽이려 한다. 운 좋게 살아난 홍은 학대를 당하며 공연을 다니다가, 그를 측은히 여긴 왕 승상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그리고 노승의 도움으로 약을 먹고 인간으로 돌아오고, 노승의 지시로 운담도사를 찾아가 병서와 무예를 배운다.

한편 왕 승상은 외동딸 운선을 데리고 소주에 살았는데, 괴력을 가진 종 돌쇠에게 피살된다. 왕 승상은 딸의 꿈에 나타나 죽지 말고 참았다가 천정배필 설홍과 인연을 맺으라고 한다. 설홍도 현몽을 받아 왕 승상의 집에 가 신비한 술법으로 돌쇠를 제압하여 왕 승상의 시신을 찾은 후, 돌쇠를 죽여 왕 승상의 제전에 바친다. 두 사람은 가약을 약속한 후, 백학선과 옥지환을 신물로 삼아 교환한 후 작별한다. 한편 진씨는 병신이 된 데다 가세도 탕진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며 지낸다.

한편 산에서 도술을 배운 돌쇠의 아우 돌뿌리는 형의 복수를 위해 왕 소저 집으로 오지만, 왕 소저는 승상의 현몽으로 산사로 몸을 피한다. 설홍은 용하산에서 돌뿌리를 만나 7일 동안 싸운 끝에 돌뿌리를 죽인다. 이후 돌뿌리의 스승 낙안선생이 제자의 원수를 갚으려고 설홍에 맞서 싸우지만 죽음을 당한다.

설홍은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후 기주 지방의 순무어사가 된다. 왕 소저는 화적 떼를 만나는 등 여러 번 위기에 놓이지만 우연히 설홍을 만나 구출된다. 이때 북흉노가 중원을 침공하여 황제가 위험한 처지에 빠진다. 설홍은 왕 소저와 혼인한 뒤에 전쟁터로 달려가 적장을 베고 황제를 구출한다. 대원수가 된 설홍은 호왕의 항복을 받고 돌아와 강동왕으로 책봉된다.

의의와 평가

「설홍전」은 전반부에서는 천상에서 하강한 남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고행담을 담고 있고, 후반부에는 전형적인 영웅소설적 면모를 보인다. 특히 전반부에 보이는 시련의 양상은 기존 고전소설에서 볼 수 없던 독특한 삽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버려진 주인공을 봉황이 돌봐주면서 옥황상제께 바치는 천도를 먹이는데 그 죄로 인해 주인공이 저승을 여행하는 장면, 천도를 먹은 탓에 계모가 먹인 독에 죽지 않고 짐승(인곰=사람곰)이 되는 장면, 짐승이 된 주인공이 각지를 돌며 순회공연을 다니는 장면 등은 기존에 볼 수 없던 독특한 삽화다. 특히 짐승으로의 변신과 인간으로의 복귀는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던 당시의 민중이 가지고 있던 사회문화적 기대 지평을 반영한 요소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개인과 인간성에 대한 문제는 물론 소박하지만 자본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세에서 근대로의 전환기 고전소설의 향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영웅의 활약상도 다른 소설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특히 종 돌쇠와 연결된 장면은 더욱 그러하다. 돌쇠가 주인을 죽이고 주인의 딸을 겁탈하려다가 남주인공의 개입으로 실패하는 장면, 돌쇠가 죽자 그 아우 돌뿌리가 복수하는 장면, 돌뿌리가 죽자 그의 스승이 복수하는 장면 등도 다른 소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이한 요소다. 다분히 야담적 색채가 짙은 소재가 고전소설에 침윤하면서 소설 내용이 변화되는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동국대학교한국학연구소 편, 「설홍전」(『활자본고전소설전집』 3, 아세아문화사, 1976)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 연구』(교학사, 1983)

논문

곽인경, 「설홍전 연구」(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7)
박상영, 「설홍전의 갈등양상과 그 시대적 함의」(『한국말글학』 29, 한국말글학회, 2012)
박상영, 「설홍전에 나타난 변신의 한 양상과 그 의미」(『국학연구론총』 18, 택민국학연구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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