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총화』는 1833~1869년에 편찬된 작자 미상의 야담집이다. 4권 4책이다. 1권과 4권에는 일화, 2권과 3권에는 야담을 위주로 실렸다. 『계서잡록』과 『계서야담』과 함께 우리나라 야담집의 향유 양상을 살피는 데에 중요한 자료다. 『동야휘집』 서문에도 『기문총화』를 보고 작품을 부연했다는 기록도 있다.
『기문총화』 2권과 3권은 이희평(李羲平)이 편찬한 『계서잡록(溪西雜錄)』과 관련이 있다. 『계서잡록』을 수용하되 편자(編者)의 개인 정보를 모두 객관적으로 쓰고, 편자가 제기한 당파(黨派)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이로써 보면 『기문총화』의 작자는 이희평 집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면서 당파에 유연했던 인물로 추정할 수 있다.
『기문총화』는 표제를 ‘기문총화’로 제시한 이본(異本)만도 30여 종을 웃돈다. 이외에 표제나 제목을 다르게 쓴 이본들도 상당히 많다. ‘ 해동기화(海東奇話)’ · ‘남계야담(南溪野談)’ · ‘쇄어(瑣語)’ · ‘ 선언편(選諺篇)’ · ‘아동기문(我東奇聞)’ 등 그 표제나 제목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처럼 표제나 제목을 달리한 이본만도 30여 종을 웃돈다. 이들 중에서도 최선본(最善本)은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4권 4책본 『기문총화』다.
연세대본 『기문총화』에는 총 637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1권에는 183편, 2권에는 78편, 3권에는 56편, 4권에는 320편이 실렸다. 1권과 4권에는 전대 문헌에서 발췌한 일화나 필기 작품이 많다. 1권에는 『공사견문록(公私見聞錄)』 · 『어우야담(於于野譚)』 · 『기재잡기(寄齋雜記)』 · 『용재총화(慵齋叢話)』 · 『지봉유설(芝峯類說)』 등에서 발췌한 이야기가 많다. 반면 4권에는 『매옹한록』에서 발췌한 것들이 많다. 1권과 4권의 성격이 다소 이질적이어서, 4권은 후대에 추가되었을 가능성도 제시된 바 있다. 2권과 3권은 『계서잡록』 2~4권에 실린 158편 중 134편을 수용하였다. 작품에 제목은 붙이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때마다 행을 나누어 제시하였다.
『기문총화』는 현재까지 확인한 단일 야담집 중 가장 많은 이본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후대 야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확인케 한다. 그중에서도 『계서야담(溪西野談)』은 『계서잡록』과 『기문총화』를 뒤섞은 야담집이다. 또한 『동야휘집(東野彙輯)』에 나오는 “『어우야담』과 『기문총화』를 보고 자못 눈이 떠지는 내용이 많아, 그것을 취해 부연하였다”라는 내용에서도 『기문총화』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문총화』가 후대 야담집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 『청구야담(靑丘野談)』을 위시(爲始)한 후대 야담집에서도 『기문총화』의 흔적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담의 역사에서 『기문총화』가 갖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