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중기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한시. 칠언절구로, 작자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14에 수록되어 전한다.
“화창한 바람 따뜻한 날 지저귀는 새소리/수양버들 그늘 속에 문은 반쯤 닫히고/땅에 가득 떨어진 꽃이파리 산승은 취해 누웠나니/아직도 태평세월의 자취 남은 곳은 산마을[風和日暖鳥聲喧 垂柳陰中半掩門 滿地落花僧醉臥 山家猶帶太平痕].” 시인은 이 작품에서 봄날 산 속의 절을 찾아갔다가 목격한 자연 그대로의 화평한 정경을 그리면서, 단순한 서경에만 머물지 않고 태평시절에 대한 간절한 꿈을 노래하고 있다.
내우외환의 소용돌이 속에 온갖 어려움을 겪어야만 하는 세상 형편에서 볼 때, 산사의 조화로운 모습은 벅찬 감격을 자아낸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합일이 가능한 세계, 그것은 이규보가 추구한 태평시절의 한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