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님타령이라고도 한다. ‘경(經)을 끝낸다(罷)’는 뜻의 이 노래는 나쁜 귀신을 쫓는 옥추경(玉樞經)·신장경(神將經) 같은 경문을 노래식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듯이 주워섬기다가 끝을 「수심가(愁心歌)」식으로 여미는 특수한 노래의 하나이다.
「파경」은 좋은 덕담(德談)만을 담은 안택경(安宅經) 다음에 반드시 연주되는데, 이 경문은 처녀·총각·홀아비·과부의 죽은 귀신, 가뭄에 말라 죽은 귀신, 장마에 불어 죽은 귀신을 쫓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장단은 덕담경처럼 빠른 4박자의 볶는 타령장단과 자진모리장단이다. 사설은 다음과 같다.
일쇄동방결도량(一灑東方潔道場)/이쇄남방득청량(二灑南方得淸凉)/삼산반락청천외(三山半落靑天外)요/이수중분능라도(二水中分綾羅島)라···(중략)···칠년 대한(大旱) 가문 날 깨깨 말라 죽은 귀, 구년지수 장마날에 퉁퉁불어 죽은 귀야, 너도 먹고 물러가고, 노중(路中)에서 객사귀(客死鬼), 너도 먹고 물러가고, 대문간마다 엿보던 귀, 너도 먹고 물러가고, ···(중략)···사람 죽으면 신선귀(神仙鬼)가 되려무나. 아니 놀고 아니 쓰지는 못하리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