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성 또는 행성이라고도 한다.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 막힌 교통의 요지, 즉 말을 나란히 하고 갈 수 없는 좁은 길목에 간단히 성벽을 쌓아 만든 성이다.
적이 내침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요지를 최소의 노력으로 막아 최대의 방어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점에서 고대부터 착안, 설치되었다.
고구려는 172년(신대왕 8)한나라의 대군이 쳐들어오므로 왕은 군사들에게 전수(戰守)의 계책을 세울 것을 명하였다. 이 때 신료들은 “한나라 군사는 무리가 많은 것을 믿고 우리를 얕보는 것이니 만약 나가 싸우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를 비겁하게 여기고 빈번히 침범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나라는 산이 험하고 길이 좁으므로, 이런 곳에서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명도 당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여, 수도 집안(集安)에서 떨어진 관마장·망파령에 차단성을 쌓았다.
백제는 현재 충청북도의 남쪽 경계인 소백산맥이 일시 국경 구실을 하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와 직접적인 대결과 마찰이 격화되었다. 산맥 중 지세가 낮아 산을 넘기가 쉬웠던 곳은 죽령(竹嶺)·계립현(雞立峴)·조령(鳥嶺) 등이었는데, 이곳에 한훤령성(寒萱嶺城)·야문성(夜門城)의 차단성을 쌓았다.
통일신라 때는 현재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면의 모화리·목동리 등과 경상남도 울주군 농소면 중산리와 천곡리, 범서면 두산리에 쌓은 석축의 관문성(關門城, 속칭 만리성)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천리장성(千里長城) 등이 있어서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 조선시대는 세종 때에 김종서(金宗瑞)가 육진(六鎭)에 구축한 것을 비롯해 주로 두만강·압록강 연안을 중심으로 설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