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성화 연간에 좌승상 화운(花雲)은 부인 한 씨와의 사이에 늦게 아들을 둔다. 화 공자가 장성하여 이 상서의 딸 혜란과 정혼한다. 화 공자는 외가에 갔다가 호각로의 딸 홍매를 엿보고 와서 잊지 못한다.
호각로가 화부(花府)에 매파를 보내어 청혼하지만 화부에서는 이미 이부(李府)와 정혼하였다 하여 거절한다. 화 공자는 이 소저와 택일하고 혼례를 치르지만 화 공자는 여전히 호 소저를 잊지 못한다. 화 공자가 호 소저가 보고 싶어 외가에 와 있자, 호각로는 화 공자를 딸의 방에 들여보내 인연을 맺게 한다.
화공이 문복(問卜)에 의하여 급제 전에는 화 공자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가 나라에서 과거를 베풀자 비로소 아들의 이름을 '경(景)'이라 한다. 경은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급제한다. 호각로가 축하하기 위해 화부에 와서 화 승상에게 다시 청혼하니, 화 승상이 주저하다가 이 상서의 권유를 받아들여 승낙한다. 화 한림은 호 소저를 취하고 못내 기뻐한다.
호씨는 본심이 간악하여 이 부인을 모해한다. 호씨는 화 승상의 생일을 맞아 이 부인이 올리는 술잔에 독약을 타니, 화 승상은 부인의 짓으로 알고 노하여 이 부인을 별당에 가둔다. 이 부인이 별당에서 아들을 낳자 호씨는 이 부인과 아기를 강물에 갖다 버리게 한다. 다행히 이 부인은 오빠 이 시랑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본가로 간다. 이부상서가 된 경은 본부(本府)로 돌아와 호씨와 노비들의 밀담을 듣고 노비들을 문초하여 자백을 받아낸다. 모든 것이 호씨의 음모임을 알게 된 화 상서는 호씨를 내쫓는다.
화 상서는 처가에 갔다가 이 부인을 만나 지난날의 잘못을 눈물로 사과한다. 이 부인은 처음에는 남편을 냉담하게 대하나 남편의 간곡한 호소에 마음을 돌려 비로소 금실이 회복된다. 화부에서 쫓겨난 호씨는 화 상서 부부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반 귀비(潘貴妃)를 움직여 공주를 화 상서에게 시집가도록 한다. 화 상서가 이에 불복하자, 황제가 크게 노하여 화 상서를 옥에 가두고 이 부인을 유배 보낸다.
유배 가던 이 부인은 도적을 만나 강물에 몸을 던졌으나 한 도인에게 구출되고, 북정(北征)을 갔다 회군하는 아버지를 만나 본가로 온다. 반 귀비가 황후를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황후가 죽자 황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화 승상을 다시 관직으로 불러들여 조정을 바로잡는다. 화 상서는 이 부인을 집으로 데려오고 이 부인의 간청을 들어 호씨를 다시 집으로 데려온다.
이 작품은 화경의 간악한 둘째 부인 호홍매가 선량한 첫째 부인 이혜란을 질투하여 모해하지만 결국 지난날의 죄를 뉘우친다는 큰 구조를 가진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호홍매는 화경에 대한 애정 욕구를 절제하게 되고, 이혜란은 반대로 화경의 애정 상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곧 두 여성 인물은 상호 동화되는 것이다. 당시 여성 독자들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애정 욕구를 억제하고 질투심을 드러내지 않을 것을 요구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편과의 애정 관계 면에서 혼인 생활에 불안과 위기 또한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당대 상층 여성들의 내적 갈등과 그로 인한 자기 인식의 분열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쟁총과 개과(改過)의 서사는 「소문록」, 「옥린몽」 등의 소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작품 내부에서 전편과 파생작의 존재가 언급되지만 발견된 작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