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사천왕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외호신으로, 사찰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의 천왕문(天王門) 내부 좌우로 각 2구씩 봉안된다. 용문사 사천왕상은 1702년(숙종 28)에 조성되었다. 「남해용문사중흥기(南海龍門寺重興記)」에 의하면, 1896년(고종 33) 호은(虎隱) 스님이 용문사 천왕각(天王閣)을 중건하였다고 한다.
이 사천왕상의 형상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몸에는 갑옷을 착용하였으며 상의에 걸친 천의자락이 아래까지 흘러내리고 발 밑에는 악귀 1구씩을 밟고 있다. 또 사천왕은 각각 지물을 들고 있는데, 동방 지국천왕은 비파, 서방 광목천왕은 용과 여의주, 남방 증장천왕은 장도, 북방 다문천왕은 보차(寶叉)를 들고 있다. 방형의 얼굴색은 분홍색을 띠며, 북방 다문천왕만 적색에 연한 검푸른빛의 육신색을 발라 구별하고 있다. 크게 부릅뜬 눈에서 외호신장의 이미지를 한껏 풍긴다.
보관은 현재 남방 증장천왕을 제외한 나머지 천왕상에는 무궁화를 장식하고 양쪽으로 봉황이 서로 마주 배치되었고, 각종 꽃으로 장식하였다. 남방 증장천왕은 보관 중앙에 날개를 크게 펼친 봉황 한 마리를 배치하고, 꽃과 화염문으로 장식하였다.
착의는 견갑(肩甲) · 흉갑(胸甲) · 복갑(腹甲) · 요갑(腰甲)을 입었고, 머리 뒤쪽에서부터 발 끝까지 대의가 늘어뜨려져 있는데, 천의에는 대형 화염문이 장식되고, 하반신 아랫부분에는 8자로 매듭지어 있다. 그러나 남방 증장천왕과 북방 다문천왕의 대의는 결실된 상태이다.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흉갑 가운데에 주름진 가슴띠가 둘러져 있으며, 허리띠는 기본적으로 화문장식을 바탕으로 중앙에 용을 장식하였다.
사천왕상이 밟고 있는 악귀는 사천왕상의 육신과는 따로 만들어 배치되었으며 악귀가 아닌 세속 관리인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어 이채롭다. 악귀의 형상은 얼굴이 위나 옆을 향하도록 누워 있으며 주로 머리를 틀어올린 남성상으로 표현되었는데, 각각 조금씩 그 모습이 다르다.
사천왕상은 목조 분할 제작 기법으로 제작되었으며, 각 이음 부분에 나무심을 끼우거나 철심을 박아 고정시키는 수법을 사용하였다.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분할 부분은 안면 양쪽 볼 부분과 어깨, 갑옷의 앞부분, 허리띠, 천의, 팔꿈치, 무릎, 발등과 발목 등이고, 앞부분에는 직사각형의 작은 나무심으로 고정시키고, 뒷부분에는 ∩ 형태의 철심으로 고정시켰다. 채색은 주로 황색과 백색, 군청색, 녹청색, 주색, 흑색을 사용하였는데, 일부 청록색과 청남색 등도 보인다. 뒷면은 모두 붉은색을 칠하고 ㄷ자로 끼워넣기 수법을 사용하였다.
현재 조선시대에 조성된 대규모의 사천왕상은 17세기에 소조로 제작된 것이 일부 확인되며, 목조로는 적천사 사천왕상(1690년)을 비롯하여 용문사 사천왕상(1702년), 쌍계사 사천왕상(1704년) 등이 있다. 특히 조선시대 사천왕상은 고려와는 달리 도상과 그 배치나 존명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데, 용문사 사천왕상은 사천왕 연구에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