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신라시대의 고승 의상대사(625∼702)의 영정이다. 화기에 의하면, 1767년(영조 43)에 양공(良工) 수일(守一)이 그린 것으로 적혀 있다.
화면 왼쪽 위에는 길게 ‘新羅國師華嚴宗主義湘大師眞(신라국사화엄종주의상대사진)’이라고 써서 주인공의 존호를 밝힌 영제(影題)를 적고 있다. 화면에는 3폭 병풍을 배경으로 중앙에 의상대사가 향우측을 바라보며 의자에 앉은 전신교의좌상으로 그려졌다.
오른손에는 용머리 장식이 있는 불장자를 쥐고 있고, 왼손은 무릎 위에 얹은 채 불진의 술을 가볍게 쥐고 있는 모습이다. 승복은 청색 장삼에 가사를 걸쳤는데, 가사의 표면은 주색과 청색 조(條)를 덧댄 적색가사로 이면은 녹청색을 사용하여 조화를 이룬다. 선사 옷의 필선은 절제되어 사용되었으며 청색의 단색으로 표현됨으로써 인물상의 모습이 검소하고 엄격한 느낌을 주는 색을 띠고 있다. 옷에서도 필선을 거칠게 하거나 가사와 장삼의 색채 대비를 통해 멋을 냈다.
의상대사가 앉아있는 의자 등받이의 좌우 끝에는 수식(垂飾)을 입에 문 용머리[龍頭] 장식이 있고, 등받이 부분에는 붉은 천이 드리워져 있어, 전반적으로 고려시대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바닥에 돗자리 문양이 생략된 것 역시 고식을 따르는 요소이다. 의자 아래쪽에는 신발이 놓여 있는 족좌대가 있는데, 그 위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표현방식에 있어 고려 및 조선 전기의 양식을 계승하면서 부분적으로 새로운 요소가 가미되었다. 특히 얼굴 모습은 약간 찌푸리면서 응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승복을 입은 인물상의 머리 부분 표현과 얼굴의 윤곽이 마치 석가설법도 혹은 석가영산회상도에 묘사된 아난존자의 모습을 보는 듯 매우 인상적이다. 제작자와 제작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회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