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에 활동하였던 한암(寒巖)의 부도와 비로, 비문에 의해 1845년(헌종 11)에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암은 추파당(秋波堂) 홍유(泓宥)와 비슷한 시기에 심적사에 머물며 선종에 귀의하였지만, 자세한 활동은 알려져 있지 않다. 심적사는 지리산 동쪽의 은숙봉 아래에 자리한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929년(경순왕 3)에 창건되었지만, 그 뒤의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6ㆍ25전쟁 때 소실되었으며, 1976년에 동봉(東峰)이 새로 중창하였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보전, 오백나한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는데, 나한전에는 6ㆍ25전쟁 때 삼봉산 동룡동으로 옮겼다가 다시 옮겨온 16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다.
부도는 조선 후기에 일반적으로 조성되었던 석종형 양식으로, 현재 탑신의 뒤쪽 한 면이 일부 훼손되었지만 비면은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비면에는 “한암대사지비숭정기원전삼을사단양월립(寒巖大師之碑崇禎紀元前三乙巳端陽月立)”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부도와 석비는 서부 경남 지역 일대 석조물과 금석문 연구는 물론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