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시왕전에 봉안되어 있는 목조지장보살좌상으로, 1999년 8월 5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1993년 불상을 수리하던 중 도명존자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을 통해 1666년(현종 7) 조성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발원문은 가로 395㎝, 세로 32㎝인 직사각형의 한지에 조성 시기, 장소 등이 기록되어 있는데, 아직까지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시왕전 내에는 목조지장보살좌상을 비롯하여 33구의 존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29구만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이다.
높이는 110㎝로, 민머리의 성문비구형이다. 신체에 비하여 약간 얼굴이 크고, 어깨를 펴고 고개를 숙여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각진 얼굴에 가늘고 길게 뜬 눈, 원통형의 코, 미소를 머금은 입과 목에 거의 수평으로 삼도(三道)를 표현하였다. 바깥에 걸친 대의자락은 오른쪽 어깨에서 가슴까지 V자형인 자락이 늘어지고, 뒤로 두 겹이 접힌 후에 팔꿈치와 배를 지나 왼쪽 어깨로 넘어가며, 반대쪽 대의자락은 네 겹으로 접혀 어깨에서 수직으로 내려와 반대쪽 대의자락과 U자형으로 겹쳐져 결가부좌한 다리 위에 펼쳐져 있다. 하반신을 덮은 대의는 중앙에 도끼날 같이 생긴 부형(斧形)의 대의자락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펼쳐져 있다. 불상의 뒷면에는 조선 후기 불상과 같이 왼쪽 어깨 뒤로 앞에서 넘어온 대의자락이 길게 늘어져 있으나, 등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주름이 표현되었다. 대의 안쪽에 입은 승각기는 수평으로 묶어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대각선으로 접혀 있다. 따로 제작된 오른손은 손등을 위로 하고 가느다란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수인을 취하고 있다.
목조지장보살좌상 좌우에는 합장을 한 도명존자상(높이 156㎝)과 무독귀왕상(높이 175㎝)이 서 있고, 좌우 벽면을 따라 좌우측에 각각 다섯 분의 대왕(높이 167㎝)을 봉안하고, 그 사이사이에 판관과 귀왕 등을 봉안하였다. 시왕상은 모두 의자에 앉은 자세로, 높은 관을 쓰고 융복과 곤룡포를 입었으며,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다.
이 목조지장보살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조성연대가 밝혀져 있어 국가유산의 가치가 높으며, 17세기 중엽 전남 지방의 조선시대 불상 연구에 기준작이 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