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쌍봉사 지장전에 봉안되어 있는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중심으로 도명존자상(道明尊者像)과 무독귀왕상(無毒鬼王像), 시왕상(十王像) 및 권속 등 21구의 존상들이다. 이 존상들은 내부 복장물이 거의 없어진 상태이지만, 다행히 몇 구에서 후령통과 「발원문」이 수습되었다. 특히, 제3송제대왕상(宋帝大王像) 내부에서 발견된 발원문은 가로 123.5㎝, 세로 45.5㎝인 직사각형의 한지에 조성 장소와 목적, 관련 인물을 기록하였는데, 이 발원문과 사찰 관련 문헌을 통하여 이 존상들이 1667년(현종 8)에 조성된 것임이 밝혀졌으며, 쌍봉사의 불상 24구를 제작한 조각승 운혜(雲慧) 등이 조성하였다고 한다. 운혜는 1650년(효종 1) 해남 서동사 목조석가삼존불좌상과 1680년(숙종 6) 곡성군 도림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제작한 17세기 중반의 대표적인 조각승이다.
지장보살좌상은 높이가 104㎝로, 민머리의 성문비구형이다. 얼굴을 앞으로 내밀어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얼굴과 앉은키는 대략 1:3.2의 신체비례를 보인다.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에 유행한 불상의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지만, 각이 진 얼굴에 턱이 약간 뾰족하고, 인중이 넓으며, 목에 난 삼도(三道)가 거의 수평으로 처리된 점이 특이하다. 따로 제작된 오른손은 어깨 높이까지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왼손은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수인을 취하고 있다. 바깥에 걸친 두꺼운 대의는 오른쪽 어깨에서 대의자락이 가슴까지 내려와 두 겹 접힌 후 팔꿈치와 배를 지나 왼쪽 어깨로 넘어가고, 반대쪽 대의는 세 겹으로 접혀 수직으로 내려와 결가부좌한 다리 위에 펼쳐져 있다. 하반신을 덮은 대의자락은 중앙에 동일한 두께로 접힌 자락을 중심으로 향좌측으로 파도가 출렁이듯 접혀 있고, 향우측에 한 가닥 넓게 펼쳐져 있다. 특히 배 부분에서 가운데로 흘러내린 주름의 끝단이 부메랑같이 표현된 점이 특징이다. 대의 안쪽에 입은 승각기는 둥근 상단에 양쪽 끝이 날카롭게 접힌 도끼날 같은 부형(斧形)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지장보살좌상의 왼쪽 측면에 보이는 대의자락이 두 가닥 수직으로 내려오다가 Y자로 접힌 표현은 17세기 중반에 활동한 조각승 운혜 비구가 제작한 불상에 나타난다.
지장보살좌상 좌우에는 높이 146㎝의, 합장을 한 도명존자와 지물을 든 자세의 무독귀왕이 서 있고, 좌우 벽면을 따라 향좌측에 높이 156㎝의 세 명의 대왕, 향우측에 일곱 명의 대왕과 시자 등을 봉안하였다. 시왕상은 모두 의자에 앉은 자세로 높은 관을 쓰고, 융복과 곤룡포를 입고 다양한 지물을 들고 있다. 그리고 시왕상 사이사이에 판관(判官)과 귀왕(鬼王) 등이 배치되었다.
지장보살좌상은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에 유행한 불상의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지만, 각이 진 얼굴에 인중이 넓으며, 목에 난 삼도가 거의 수평으로 처리된 점이 특이하다.
이 지장보살상 등 존상들은 조성연대가 밝혀져 있고, 불상을 조각한 승려들이 17세기 중반에 쌍봉사의 불상을 다수 조성한 조각승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있어, 이 시기 지장보살상 연구의 기준작으로서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