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는 비정부 조직(non governmental organization)이면서 시민사회의 의견과 주장을 상시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사회조직이다. 실질적인 권력이나 강제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공론장에 의견 개진을 통하여 시민사회의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그를 통하여 정부나 기업, 언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시민들의 요구를 대변함으로써 간접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다. 특히 산업화 이후 급속하게 분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 수집 능력의 한계가 있고, 따라서 정부가 ‘시민들의 요구’가 결집되어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사회적인 중대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다. 상설기구인 시민사회단체가 시민들의 지지를 모아 정부나 기업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공론장에 개진함으로서 정부나 기업이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잠재적이고 현시적인 지지를 획득하여 회원을 확보하고 시민운동의 동력을 얻었다. 시민사회단체의 회원은 자유로운 가입과 탈퇴가 보장된다. 따라서 시민사회단체는 시민들의 지지가 생명과도 같다. 따라서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은 시민운동의 생명과도 같다.
과거 시민사회는 그 구체적인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여론이나 시위를 통하여 가끔 그 실체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평상시에 시민사회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것은 비민주화 시기의 억압적 통제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의 존재는 시민사회단체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시민사회단체에는 시민사회의 의견과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시민사회단체는 민주화가 역전되어 다시 비민주적 사회가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또한 민주화 이후 도달하여야 할 다양한 민주주의의 목표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민주주의 공고화가 그것이다.
한국에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활발한 이유는 정당이 아직 다양한 요구들을 수용할 준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화 이전 사회 운동 활동가들이 민주화 이후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다양한 사회 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는 1987년 6월 민주화의 영향으로 탄생하였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출범이 그 시초이고 그 뒤를 이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출범하였다. 사회 각 분야, 정치, 환경, 여성, 교육, 언론, 행정 등의 분야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되었고 매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1990년대 중반과 말기에는 한국 시민운동의 전성기를 이룩하였다. 매스컴과 언론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 중요하게 취급되며 중요한 주장으로 보도되었다. 이때까지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
한국의 시민운동은 1989년 경제정의실천연합의 탄생을 시작으로 정치, 경제, 행정, 환경, 교육, 여성, 언론, 문화, 소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났다. 각 시민사회단체는 사회적 이슈와 연관되어 탄생하는 것이 보통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부동산 가격의 급등,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페놀 방류 사건, 참여연대는 성수대교 붕괴와 연관하여 부정부패의 문제 등과 관련하여 탄생하였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은 주로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 빈민운동 등 각종 사회운동 출신들로 민주화 이후 구체적인 사회적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였고, 그에 학자들과 변호사들이 자문 역할을 담당하였다. 사회적 중대 사안들에 대해 활동가와 자문가들이 대안을 마련하여 언론을 통하여 주장하였고 그 주장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파로 한국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한 각종 대책들을 마련하였고, 부정부패를 축소하기 위해 부정부패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환경 단체의 새만금간척사업을 일시적으로나마 중단시켰고, 동강댐 건설 반대 운동을 정부가 수용하게 만들었다.
2010년 현재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는 2000년대 전후보다 상대적으로 그 활약상이 약화되었다.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는 횟수도 줄어들었지만, 보도의 방향과 시민들의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그 이유로는 시민사회단체의 많은 요구들이 정부에 의해 수용되기도 하였고,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시민의 지지도가 하락한 것이 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는 한국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민주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국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담당하였다면, 민주주의 공고화의 역할에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단연 독보적이다.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단체의 주장과 요구가 사회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게 되자 정부나 기업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과 요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상응하여 구체적인 정치 변화가 일어났고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현재 시민사회단체는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신뢰도가 많이 하락하였다. 그에 대한 내부의 반성과, 외부의 변화에 대한 보다 철저한 분석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한국 사회 발전의 주요한 동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