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이후 선비화가 정선(1676-1759)이 등장하여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비롯한 새로운 주제와 화풍으로 화단을 변화시켰다. 조선 삼백년의 산수화를 변화시켰다고 평가되는 정선의 활약과 화풍은 이후 많은 후배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특히 정선은 화원(畵員)과 직업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일부 문인화가들도 특히 진경산수화를 그릴 때 정선화풍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 일군의 화가들을 묶어 정선파라고 한다.
겸재정선은 선비화가로서 진경산수화 뿐 아니라 사의산수화, 고사인물도, 시의도 등 다양한 화제(畵題)를 잘 그려 조선 후기 화단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후 정선은 수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정선파로 분류되는 화가들은 우선 정선에게 직접 배웠다고 하는 심사정(沈師正), 김희성(金喜誠), 마성린(馬聖麟) 등과 손자 정황(鄭榥), 화원 장시흥(張始興)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권섭(權燮)이나 박사해(朴師海), 이방운(李昉運), 신학권(申學權, 1785-1865)같은 문인화가도 진경산수를 그릴 때에는 정선화풍을 수용하였다. 특히 진경산수화를 그릴 때에 많은 화가들이 빽빽한 구성, 굳센 필력, 빠른 속필(速筆), 풍부한 먹의 사용, T자형 소나무 묘법 등 정선식의 화풍을 즐겨 구사하였다.
정선파 화가들은 일차적으로는 정선에게 직접 사사받은 화가들이지만, 또한 많은 화가들이 특히 진경산수화를 그릴 때에 정선의 화풍을 수용하였다. 이러한 경우를 모두 다 정선파 화가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상황을 통해서 정선의 영향이 지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