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의 모습을 그린 조선시대의 작품으로는 17세기 활동한 화원 김명국(金明國)이 그린 「달마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두건을 쓴 상반신상으로 표현된 「달마도」는 간결한 구성과 빠른 필선의 감필묘(減筆描), 짙은 먹을 구사하면서 달마의 강렬한 정신세계를 잘 부각시킨 작품이다.
보리달마는 남인도의 왕국에서 왕자로 태어났으나 출가하여 수행하였다. 불법을 깨달은 뒤 중국에 불교를 전파하고자 6세기 경 양나라의 무제(武帝)를 만났지만 무제가 불법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자 위나라로 건너갔다. 양나라를 떠날 때 무제가 저지하자 갈대잎을 타고 양자강을 건넜다는 설화가 유명하다. 이후 소림사에서 9년동안 면벽수행(面壁修行)을 하면서 선종(禪宗)의 초대 조사(祖師)가 되었다.
달마도는 선종화의 한 종류로 조선시대 작품 중에는 김명국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17세기에 활약한 화원인 김명국은 1636년과 1643년 두 번에 걸쳐 일본에 통신사(通信使) 수행화원으로 파견되었다. 김명국은 일본에서 유난히 인기가 높았는데, 현존하는 그의 달마도는 모두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작품으로 거칠고 호방한 속필로 그린 「달마도」와 양자강을 건너는 신이한 행적을 그린 「노엽달마도(蘆葉達磨圖)」가 전해진다.
김명국의 「달마도」는 달마의 강한 내면세계를 간결한 구성과 빠르고 강렬한 필선, 표현적인 묵법으로 잘 해석해내어 김명국의 대표작인 동시에 조선시대 선종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