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옥순봉(玉筍峯)은 단양팔경 중에서 유일하게 단양군이 아닌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에 위치한다. 단양팔경의 하나인 인근의 구담봉과 함께 충주호의 충주나루, 신단양나루, 장회나루, 청풍나루 등을 통해 호수 위로 배를 타고 접근해 조망할 수 있다. 2008년에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옥순봉은 원래 청풍에 속해 있었는데 조선 명종 때에 관기 두향이가 단양군수로 부임하는 퇴계 이황에게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하였다고 한다. 이황이 청풍부사에게 청을 하였으나 청풍부사가 이를 허락하지 않자,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을 각자하여 이곳을 단양의 관문이며 군 경계로 정했다고 한다.
뒤에 청풍부사가 남의 땅에 군계(郡界)를 정한 자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옥순봉에 가보니 글씨가 힘차고 살아있어서 누구의 글씨냐고 묻자 퇴계의 글씨라고 하니 감탄하면서 옥순봉을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옥순봉은 비가 갠 후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죽순이 돋아나듯 우뚝우뚝 솟아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옥순봉은 중생대 백악기에 관입한 불국사 화강암에 속하는 조립질 내지 중립질 흑운모 화강암에 내에 수평절리와 수직절리들이 발달하고 남한강의 침식작용으로 하식애가 발달함으로써 이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또한 봉우리에는 토르(tor)가 발달해 있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옥순봉은 해발 283m의 낮은 산으로 그 산세와 청풍호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나타낸다. 강 위에서 바라보이는 식생은 대체로 소나무 군락이지만 곳곳에서 활엽수의 식생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보인다.
옥순봉 일대 경사면에는 암석노출지가 많고, 특히 병풍바위라고 불리는 수직절벽 부분처럼 거의 식생이 형성되지 않은 곳들도 있다. 따라서 식물로 표면이 덮여 있는 비율(식피율)이 약 40~5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충주호의 건설로 인해 옥순봉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어 옛 모습은 다소 변한 상태이며, 강에서 바라보는 조망지점도 댐을 막기 전보다는 약간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호수의 수면이 넓어져 수직으로 선 봉우리와 조화를 잘 이루게 되었고, 또한 호수의 수운이 유리해져 강 위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조망하기에 좋은 여건이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