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은 소록도의 역사를 소재로 실제 인물을 모델로 창작되었다. 총3부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삼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서술되며, 1부는 조백헌 원장이 소록도에 부임하여 매립공사를 시작하며 원생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2부는 오마도 간척사업 공사기간 동안 조 원장이 겪는 갈등과 고뇌가, 3부는 조 원장이 소록도를 떠난 후 7년 뒤에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돌아와 원생과 함께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서술의 시점자는 부분마다 달라진다. 1부는 이상욱이 보는 섬과 조백헌의 모습이고, 2부는 주로 조백헌의 시점에서 그려지며, 3부는 신문기자 이정태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나환자들의 섬 소록도에 전직 군의관 출신 조백헌 대령이 병원장으로 부임해 온다. 그는 환자들을 위해 오마도 간척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공사 기간 동안 나환자들과의 갈등은 심화된다. 그들에게는 일제시대 때 주정수 원장이 행했던 낙원건설의 욕망과 그로 인한 고통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조 원장의 헌신에 감동하여 간척사업에 동참하고 어려움을 감내한다. 조 원장에 대한 원생들의 신뢰가 깊어지자 보건 과장 이상욱은 또 다시 누군가 우상화되는 것이 두려워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 조 원장에게 떠나기를 권한다. 조 원장은 간척사업의 결말을 보지 못하고 섬을 떠나지만, 7년 뒤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돌아와 서미연과 윤해원의 결혼을 성사시키고 섬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며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된 진정한 천국의 건설을 꿈꾼다.
『당신들의 천국』은 1970년대 당시 우리의 정치 현실과 개발 독재의 실상을 알레고리 형식으로, 권력자와 민중이 진정한 화해를 통해 바람직한 사회를 모색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탐색하여 긍정적인 권력은 수직적 위치에서 대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과 수평적 관계를 이루며 조화와 화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더불어 권력의 억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체적인 자세가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