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출신지 미상. 법호는 정현(定玄). 최치원(崔致遠)의 형인 현준(賢俊)과 함께 해인사(海印寺)에 머물렀던 승려이다. 898년(효공왕 2) 정월에 최치원이 가족을 이끌고 해인사에 들어오자 도반(道伴)으로 지냈다.
활동은 자세하지 않지만, 현준과 함께 해인사를 이끌었다. 당시 현준은 ‘대승원(大乘遠)’이라고 불리면서 해인사 화엄강좌의 수석으로 의상(義湘)의 법맥을 잇고 법장(法藏)을 흠모하였다. 특히 885년(헌강왕 11) 8월 이전에는 결언(決言)과 함께 지엄(智儼) 추모 결사를 주관하였으며, 정강왕 재위 기간 동안에는 별대덕(別大德)으로서 정강왕의 여동생인 김만(金曼), 왕족인 김일(金鎰)과 함께 헌강왕의 명복을 비는『화엄경(華嚴經)』강경(講經) 법회를 개최하였다. 정현사는 이러한 현준의 왕실 관련 불사(佛事)에 참여하면서, 불사의 발원문과 기문을 찬술한 최치원과 일찍부터 관계하였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