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 예묘행(倪妙行)이 선종사상을 담고 있는 중국 역대 조사(祖師)들의 명(銘) · 가(歌) · 시문(詩文) 등을 엄선하여 편집한 책이다.
목판본, 3권 1책이다. 이 책은 1274년 송나라 예묘행이 편찬한 다음 고려에 들어왔다. 그 뒤 1462년(세조 8)에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목판으로 정교하게 새겼고, 1472년(성종 3) 6월에는 권 끝부분에 금속활자인 갑인자소자(甲寅字小字)로 김수온(金守溫)의 발문(跋文)을 붙여 다시 인쇄하였다.
예묘행은 서문에서 “『전등록(傳燈錄)』과 같이 역대로 전해지는 훌륭한 법문들 가운데 비교적 간결한 것을 가려 뽑아 쉽게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진실주집』3권을 간행한다”고 하였다. 한편 김수온의 발문에는 “덕종의 비인인수대비(仁粹大妃, 1437∼1504)가세조대왕과 예종대왕, 그리고 예종의 왕자인 인성대군(仁城大君)의 명복을 빌고, 세조의 비인 정희대왕대비(貞熹大王大妃, 1418∼1483), 성종, 성종의 비인 공혜왕후(恭惠王后, 1456∼1474)의 장수를 빌기 위해 간행한다”고 되어 있다.
『진실주집』은 모두 3권으로, 서문에 이어서 목록이 적혀 있다. 권1에는 중국 역대 조사들의 ‘명’과 ‘가’를 위주로 16편의 문장이 수록되었다. 권2 전반부에는 여러 고승들의 ‘법요(法要)’ 4편과 ‘법어(法語)’ 12편을 수록하였고, 후반부에는 불법문답 6편이 수록되었다. 권3에서는 시문 24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예묘행은 불법(佛法)을 공부하여 깨달음을 얻기 위한 사람들에게 본문에 수록된 내용을 이해해 나가면 ‘심법(心法)’이 진실주(眞實珠)로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삼교(三敎) 성현의 말씀이 3가지로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였는데, 이것은 유교 · 불교 · 도교의 가르침이 결국 하나로 통한다는 ‘삼교일리(三敎一理)’의 사상을 담고 있다.
한편 김수온의 발문에는『법화경(法華經)』60건 · 『능엄경(楞嚴經)』60건 · 『원각경(圓覺經)』20건 · 『주화엄경(注華嚴經)』5건 · 『유마경(維摩經)』30건 · 『참경(懺經)』40건 · 『심경(心經)』300건 · 『육경합부(六經合部)』500건 · 『범망경(梵網經)』20건 · 『지장경(地藏經)』40건 · 『약사경(藥師經)』20건 · 『은중경(恩重經)』10건 · 『법어』200건 · 『영가집(永嘉集)』200건 · 『대장일람(大藏一覽)』40건 · 『남명증도가(南明證道歌)』200건 · 『금강천노해(金剛川老解)』200건 · 『능엄의해(楞嚴義海)』60건 · 『진실주집』200건 · 『중례문(中禮文)』200건 · 『지반문(志磐文)』200건 · 『결수문(結手文)』100건 · 『자기문(仔夔文)』50건 · 『법화삼매참(法華三昧懺)』20건 ·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30건 · 『선문념송(禪門拈訟)』10건 ·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10건 · 『용감수감(龍龕手鑑)』50건 · 『육도보설(六道普說)』30건 등 약 1천 건의 경전을 간행하였다고 기록하였다. 하지만 실제 간행된 수량을 합해 보면 모두 29질 2905부에 달한다.
『진실주집』은 조선 초기 왕실의 불교 신앙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자료이다. 또한 간경도감에서 간행한 초기 인쇄본이면서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15세기 당시에 만들어진 보상당초 무늬 표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자료이며, 권 끝부분에 있는 발문은 갑인자소자로 인쇄된 귀중한 자료이다. 현재 또 다른 인쇄본이 1987년과 1989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