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암은 법주사에 속한 암자로 1694년(숙종 20)에 여적당 경수대사가 창건하고, 1901년(광무 9)에 남응익 스님이 중창하였다.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으나 1964년 행담스님이 중건하였다. 주변에서 출토된 유물과 경내의 다층청석탑을 보면 고려시대에도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여적암 다층청석탑은 지면에 화강암 석재 2단을 놓아 지대석으로 삼고 그 위에 화강암의 초층 지붕돌을 얹었다. 지붕 좌우에는 모서리기둥을 모각(模刻)하였으며, 지붕은 점판암으로 조성된 8매의 방형 지붕돌만 쌓았다. 12층의 옥개 낙수면에는 복련(伏蓮)이 조각되어 있고 상륜부에는 화강암으로 조성된 노반과 보륜이 있다.
이 탑은 해인사 원당암 다층석탑(보물, 1970년 지정)과 충주 창룡사 다층청석탑(충청북도 문화유산자료, 2006년 지정) 등과 형태, 연꽃문양, 재질(청석)이 같고 크기와 조각수법이 비슷하게 보인다.
규모는 높이 129㎝(탑신부 52㎝, 상륜부 50㎝, 기단부 27㎝), 우주석 폭은 1단 54㎝, 2단 52㎝, 3단 47㎝, 4단 43㎝, 5단 41㎝, 6단 39㎝, 7단 38㎝, 8단 35㎝이다.
청석탑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특이한 형태의 석탑으로 현재 알려진 예는 10여기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지붕돌 몇 장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법주사 여적암다층청석탑(汝寂庵多層靑石塔)은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단부와 상륜부는 화강암으로, 탑신부는 보은 지방에서 출토되는 청석(점판암)으로 축조된 점이 특징적이다.
연꽃 문양이 조각된 갑석형(甲石形)과 옥개석 네 귀퉁이 전각에 풍경공이 있는데다, 탑신석이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