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천을 주존으로 하는 제석천도와 호법신들을 그린 천룡도를 별도로 제작하여 2폭이 1조를 구성하는 형식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화기를 통해 1741년(영조 17)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크기는 세로 129.0㎝, 가로 115.5㎝의 비단 바탕에 채색을 베푼 불화로, 2009년 3월 20일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수호하는 호법신(護法神)을 그린 신중도는 조선 후기에 가장 많이 제작되었던 불화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조선시대 신중도는 18세기부터 20세기 전반에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제석천은 불법(佛法)을 지키는 여러 신들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신으로, 본래 고대 인도에서 믿었던 신 인드라(Indra)로 제석(帝釋), 천제석(天帝釋) 등으로도 부르며, 벼락을 신격화한 것으로 불교가 성립되면서부터 불교 속으로 수용되었다.
흥국사 제석도는 화면 가운데 병풍을 두르고 선견성(善見城)이 표현된 부채를 든 제석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천자와 천녀, 천동이 에워싼 모습이다. 이같은 제석천의 도상 구성은 기본적으로 16세기 제석천도를 계승한 것이다. 이 불화를 그린 화승은 긍척(亘陟)외 3인이 관여하였는데, 긍척은 18세기 대표적 수화승 의겸의 제자이다.
여수 흥국사 제석도는 일본에 전해지는 16세기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남아있는 작품 중에서는 제작시기도 빠르고 작품도 우수하다. 또한 전체적인 색감과 화면 구성, 각 도상의 표현 등에서 18세기 대표적 수화승인 의겸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긍척을 비롯한 제자들의 화풍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그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