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감독이 ‘홋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 학생들과 3년 5개월 동안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일상을 담은 기록영화이다. 김명준 감독은 연출 외에도 각본, 촬영, 편집을 직접 담당했다.
북한 국적의 재일조선인들이 설립한 조선인 학교의 생활과 현재 진행형인 고민을 담았다. 조선학교는 해방 직후 재일조선인 1세들이 일본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해 돈을 모아 책상과 의자를 사들이고 버려진 공장 터에 세운 것이 시작이다. 재일조선인을 ‘동포’로 먼저 받아들이며 손을 내민 북한의 원조 속에서 초기에는 540여 개가 넘던 학교가 일본 우익세력의 탄압 속에 이제는 80여 개만이 남게 되었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위기와 폐쇄성으로 인해 조총련계 조선인들이 국적을 남한으로 변경하거나 일본 국적을 선택하면서 조선학교의 학생 수는 점차 줄고 있다. 한편 일본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조선학교를 찾아오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이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있다. 영화는 교복으로 한복을 고집하고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친다는 등 일본 내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꿋꿋하게 조선학교를 다니는 학생, 교사들의 모습과 그들의 속마음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일본에서 조선인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또한 북·일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조선학교에 가해지는 일본우익세력의 테러와 협박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학생과 교사들은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2006년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 김명준이 운파상을 받았고, 제5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2008)에서 최고의 독립영화상, 2013년 제1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 영화제에서 소셜이슈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조선학교는 북한과 동일시되면서 일본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금기시되었는데, 이 작품은 조선학교의 실상을 이데올로기적 판단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시선으로 담아냈다고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