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137㎝, 가로 187㎝. 직지사 성보박물관 소장.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이다. 화면 중앙에 석가와 문수 · 보현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여러 권속들을 대칭적으로 배치하였다. 화기를 통해 1770년(영조 46)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화면에 긁힌 흔적과 변색이 확인되나 전반적으로 화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영산회상도는 설법 교주인 석가모니가 영취산에 모여든 제자를 비롯한 청중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하는 광경을 그린 불화를 말한다. 이 불화는 서악사의 주전각 내에 봉안된 불상의 후불벽에 걸려 있는 후불도였으나, 현재는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화기를 통해 1770년 수화승 부일(富日)을 중심으로 3명의 보조 화승이 제작한 석가설법도임을 알 수 있다.
화면 중앙에는 항마촉지인의 석가를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인 문수 · 보현보살이 본존과 한 좌대 위에 있는 각각의 연화좌에 결가좌하였고, 양측에는 합장한 입상형의 보살상이 각 1위씩 대칭하여 배치되었다. 화면 하단에는 본존의 전면에 보관을 쓰고 천의를 걸친 채 합장한 입상형의 인물상 2위가, 이들의 양측으로 대원륜(大圓輪)에 둘러싸인 사천왕상이 각 1위씩 배치되었다. 화면의 상단에는 사천왕상 2위, 팔부중상 2위, 금강상 4위, 그리고 아난과 가섭을 포함한 나한상 6위가 좌우대칭으로 위치하였다.
본존과 협시보살이 장방형의 좌대 위에 함께 묘사된 점과 불 · 보살의 광배가 각각 다르게 표현된 점이 주목된다. 본존의 두광은 2조의 금색선을 두르고 안쪽 바탕을 녹색으로 펴 발랐으며, 신광은 4조의 색 띠를 두르고 안쪽 바탕을 황색으로 채색한 후 그 위에 군청색과 주색을 운용하여 봉황을 표현하였다. 협시보살의 두광은 녹색으로, 신광은 3조의 색 띠를 두르고 안쪽 바탕을 녹색으로 채색하였다.
본존 전면에는 범천과 제석천이 천의를 착의하고 합장한 채 각각 본존을 향해 상체를 약간 구부리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대원륜 내에 위치한 남방 증장천왕(향우측)과 서방 광목천왕(향좌측)이 한쪽 다리는 평상형의 대좌 위에 올려놓고 한쪽 다리는 대좌 아래로 내려뜨린 모습으로 표현되어 주목된다.
이와 같이 조선 후기에는 석가, 아미타, 지장 등 본존 앞에 대원륜으로 둘러싸인 도상을 표현하는 것이 유행하였으며, 관음보살, 사천왕, 선악동자 등이 주로 그려진다.
이 작품은 경상 · 충청권역에서 활약한 화승 부일이 수화승으로 제작한 가장 이른 사례의 불화이다. 화면의 구도와 채색, 문양 등의 표현에서 화승 부일의 초기 화풍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