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주색 면 바탕에 백선(白線). 세로 155㎝, 가로 168.5㎝.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불화이다. 본존 석가를 중심으로 18위의 나한을 대칭하여 배치한 구도이다. 화기를 통해 1882년(고종 19)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색의 면 바탕에 백 · 황색선으로 묘사한 선묘 불화이다. 화면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영산회상도는 영취산에 모여든 청중들에게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하는 광경을 주제로 그린 불화를 말한다. 응진전 혹은 나한전에 봉안되는 영산회상도 경우 석가와 다수의 나한만을 화면에 묘사하는 사례가 많다. 이 불화는 응진전 전각 내에 봉안된 석가삼존불좌상의 뒤쪽 벽에 걸려있는 후불도이다. 1882년에 수화승 수룡 기전(繡龍 琪銓)을 비롯하여 관허 의관(貫虛 宜官) 등이 참여하여 조성되었다. 호은(虎隱) 문성(文性)이 증명(證明)을 담당하였다.
이 작품은 화면 바탕 전체를 붉은색으로 칠한 뒤 존상의 얼굴을 비롯하여 일부분만 채색하였을 뿐 나머지 대부분은 백색과 황색선으로 표현한 선묘 불화이다. 일명 홍탱(紅幀)이라 일컫기도 한다.
화면에는 석가모니와 18위의 나한만을 묘사하였다. 본존인 석가는 구름 위에 솟아오른 활짝 핀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모습으로 설법인(說法印)을 취하였다. 본존을 중심으로 그 왼쪽에는 가섭존자를 비롯한 9위의 나한을, 오른쪽에는 아난존자를 포함한 9위의 나한을 좌우대칭으로 배치하였다.
본존의 좌우측에 배치된 아난과 가섭을 포함한 18위의 나한은 각기 다른 지물을 쥐고 있거나 합장 혹인 설법인을 취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얼굴은 개성 있는 표정으로 각각 묘사되었고, 음영법으로 이목구비의 입체감을 표현하였다. 자유로운 몸짓도 인상적이다. 화면 맨 앞 좌우에 배치된 나한상 4위는 구름 위로 솟아 오른 연화좌 위에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 있다.
화기를 통해 1882년 범어사 대웅전에 봉안된 영산회상도, 삼장보살도, 신중도를 조성할 때에 함께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얼굴에 드러난 다양한 표정과 몸짓, 호방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평가되며, 기전의 선묘 불화 화풍을 파악할 수 있어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