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은사 삼세불도 (서울 )

서울 봉은사 삼세불도
서울 봉은사 삼세불도
회화
유물
문화재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19세기 삼세불도.
정의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19세기 삼세불도.
개설

2007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면 바탕에 채색. 세로 319.7㎝, 가로 291.8㎝. 봉은사 삼세불도는 사월 지장(沙月 智昌), 보운 긍엽(寶雲 亘葉), 등운 수은(騰雲 修隱), 대연 월추(大淵 月䆋)가 증명하였고, 인권시주(引勸施主)인 오청 정월(吳淸 淨月)과 민두호(閔斗鎬)를 비롯하여 여러 상궁들의 시주로 조성되었다. 화기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민두호의 수명장수와 그의 부인 문씨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발원 내용이다. 민두호는 민비의 인척이자 민영휘(閔泳徽)의 아버지로 19세기 말 권세가이자 재력가로 이름이 높았던 인물이다. 이 불화가 제작되던 1892년에 그는 춘천부유수로 재임하고 있었는데, 이때 왕명으로 춘천부의 관아인 문소각(聞韶閣)을 확장, 개축하여 국왕의 이궁으로 삼았다. 불화를 주관한 수화승은 영명 천기(永明 天機)로 본사질에 이름이 기록된 것으로 보아 당시 봉은사에 주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금곡 영환(金谷 永煥), 덕월 응론(德月 應惀), 봉화(奉華), 혜조(慧照), 치행(致行), 법능(法能)이 참여하여 함께 조성하였다.

내용

높게 마련된 수미대좌 위의 석가모니불이 중앙에 위치하고 향우측에 약사불, 향좌측에 아미타불 등 삼세불이 나란히 앉아 있다. 석가모니불 양 무릎 옆에는 가섭과 아난이 있으며 그 앞으로 보살 6구과 위쪽에 나한 8구, 사방에 사천왕 그리고 용왕, 용녀가 배치되어 있다. 키형 광배를 뒤로 한 석가모니불은 건장한 편으로 왼쪽 어깨에 붉은 대의를 걸친 후 대의 자락을 오른쪽에 살짝 걸친 변형된 통견식 착의법을 하고 있다.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결하였고 길상좌를 취한 자세가 안정감을 준다. 약사불과 아미타불은 석가모니와 얼굴, 착의법, 자세 등이 동일하지만 광배는 이중륜광으로 처리하였으며 두 상 모두 아미타구품인을 결하고 있다.

특징

전체적인 화면 구성은 1878년에 제작된 안성 청룡사 삼세불도와 유사한데, 두 불화는 일부 권속의 가감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본에 의해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삼세불의 뾰족한 육계, 착의법을 비롯하여 사이사이에 배치된 분신불과 제자들, 그리고 사방을 호위하고 있는 사천왕의 모습 등이 동일하다. 청룡사 삼세불화에서는 8보살과 두 천녀가 배치되었던데 비해 봉은사 삼세불도에서는 6보살로 축약하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자리했던 부분을 금빛 화려한 보상당초문으로 장식한 탁의로 바꾼 것이 특징적이다. 이처럼 두 불화가 동일한 도상을 보여주는 것은 봉은사 삼세불화를 그린 화승 중 영명 천기, 금곡 영환, 덕월 응론이 청룡사 삼세불도 제작에도 참여하였기 때문이다.

채색은 붉은색을 많이 사용하고 청색과 흰색, 녹색, 금색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색감을 주도하는 붉은색은 선명하기 보다는 다소 탁한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채색은 구한 말 불화의 특징적인 요소이다. 석가모니여래의 신광 내부를 금색으로 칠한 것은 봉은사 판전 비로자나후불도(1886년)와 같으며, 아미타불과 약사불의 신광 내부는 다양한 색대(色帶)로 표현하여 화려하면서도 장식적으로 보인다. 불 · 보살의 얼굴은 음영 없이 처리되었으나 나한과 사천왕에는 다소 과장되면서도 능숙한 음영 표현이 돋보인다. 필선은 철선묘가 주로 사용되었지만 머리카락과 수염 등의 묘사에서 세밀한 필치가 엿보인다.

의의와 평가

봉은사 삼세불도는 봉은사의 승려를 포함하여 상궁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으며, 당시의 세력가인 민두호가 자신의 수명장수와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발원하였다는 점에서 조선 말기 세도가의 불화 불사의 후원 양상을 보여준다. 이 불화는 세밀한 필치와 섬세한 음영 구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청룡사 삼세불도와 함께(이 부분 삭제)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삼세불도라고 할 만하다.

참고문헌

『한국의 불화』35 조계사 직할사암편(중)(성보문화재연구원, 2005)
문화재청(www.cha.go.kr)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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