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최제우가 동학을 창시한 이전을 선천(先天), 그 이후를 후천(後天)이라고 쓰기 시작한 이래 원불교에서는 물질문명이 발전된 세상을 후천개벽 시대로 보고,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정신개벽의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여기서 정신개벽이란 낡은 세상이 지나가고 새 세상이 돌아온다는 후천개벽의 사상과 새 세상의 주인이 되고 낙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신개벽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중빈은 원불교를 창시하면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걸었다. 원불교에서는 물질과 정신은 원래 하나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선후를 나눈다면 정신이 주(主)가 되고 물질이 종(從)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중빈은 당시의 시국과 세계를 바라보면서 물질문명만 발전되고 정신문명이 발전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문명이 아니라고 보고, 물질문명을 선도할 수 있는 정신문명을 일으켜 물질과 정신이 둘이 아닌 완전한 문명을 이루자는 주장을 하였다.
정신개벽의 구체적 방법은 정신의 힘을 양성하여 삼대력(三大力: 정신 수양으로 얻는 수양력, 사리연구로 얻는 연구력, 작업취사로 얻는 취사력)을 얻고 이 힘으로 과학문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 인류의 행복에 증진하자는 것이다.
정신문명과 과학문명이 서로 바탕이 되고 조화를 이루어야 참다운 문명이 이룩되는 것이고, 바로 이것이 후천개벽이라는 것이다. 특히 후천시대에는 천권(天權)시대에서 인권(人權)시대로 바뀌어서 삼대력이 갖추어진 사람 혹은 삼대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의 주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선천시대에는 죄복(罪福)의 권능이 절대자에게 있었지만, 후천시대에는 바로 눈앞에 있는 상대자에게 죄복의 권능이 있다는 박중빈의 철학이 담겨 있다.
원불교에서는 후천개벽사상을 최제우와 강일순이 알렸고, 원불교는 실제로 그 일을 시작한 것으로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핵심적인 방법과 원리가 바로 정신개벽이라는 것이다.
정신개벽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신룡교학회(新龍敎學會)에서 1982년부터 1997년까지 『정신개벽(精神開闢)』 연구논문집을 제16집까지 발행하였다. 그리고 2011년에 중단되었던 학회활동을 재개하면서 제17집을 속간하였다.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제대로 사용하고 이끌어갈 정신문명을 주장하며, 과학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적인 만남을 추구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