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충혼제는 매년 4월 부여 임천면 가림성(加林城) 내에 위치한 충혼사에서 백제의 군인들이 나당연합군에 항전하다가 순국한 무명 장졸들의 넋을 달래고 우국충절을 기리기 위해 개최하는 제례행사이다. 무명 충혼의 넋을 달래기 위해 1985년에 건립된 충혼사에는 마지막까지 백제의 수도를 수호하던 장졸들의 신주(神主)에 해당하는 수성장졸제신위(守城將卒諸神位)라고 적힌 위패들이 모셔져 있다.
임천충혼제가 열리는 가림성은 백제시대에 축성한 퇴뫼형 산성으로, 1963년 1월 21일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성흥산(聖興山, 260m)에 위치해 성흥산성(聖興山城)이라고도 하는데, 백제의 동성왕 때에 쌓은 것으로 둘레가 600m에 이르며 금강에서 서쪽으로 6㎞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삼국사기(三國史記)』 「백제본기」 제24대 동성왕 23년조에 “8월에 가림성을 쌓고 위사좌평 백가로 하여금 이를 지키게 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산성의 명칭은 당시의 행정구역인 가림군(加林郡)에서 유래하였다. 이 성은 백제부흥운동군의 거점이기도 했는데, 험한 산에 축성된 견고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충혼제는 1979년에 거행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충혼제에 앞서 먼저 전야제가 이루어진다. 전야제에서는 임천면사무소에서 가림성까지 연등행렬을 한 후 봉화제를 올린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는 산신제 및 충혼제를 거행한다. 산신제는 충혼제에 앞서 개막을 신고하는 의례이다. 산신제는 충혼사 뒤편에 조금 높은 단을 설치하고 제물을 진설한 뒤 제관과 헌관 두 분이 간소하게 치룬다. 충혼제는 악단의 백제제례악 연주와 함께 충혼사에서 유교식으로 거행한다. 제례가 끝나면 국악공연, 줄다리기, 게이트볼 대회, 노래자랑 등 주민화합 한마당 잔치판이 펼쳐진다.
매년 4월 이틀에 걸쳐 임천면 번영위원회에서 주최·주관하면서 제비나 행사비를 독자적으로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림성은 사비성을 지키기 위하여 축성했지만,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멸망한 뒤에도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었다. 그런 점에서 충혼제는 백제인의 숭고한 충효정신과 호국정신을 주민들에게 일깨워주고, 주민의 전통문화에 대한 참여와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