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일대에는 지리산남악제 · 지리산평화제 · 지리산천왕축제 등의 지리산산신제가 있다. 이 산신제가 열리는 고장은 서로 다르지만 산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축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 가운데서 지리산남악제의 제례 역사가 가장 길며, 매년 4월에 개최된다. 이 축제에서는 신라 때부터 내려온 지리산산신제의 전통을 남악제례를 통하여 계승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지리산남악제는 남악신(南嶽神), 즉 성모천왕(聖母天王)을 봉행하는 제의이다. 축제의 이름은 지리산을 오악(五岳)의 하나인 ‘남악’이라 칭한 데서 유래하였다. 남악제례에 대해서는 『삼국사기(三國史記)』 「제사조」에 “삼산오악 이하 명산대천에 지내는 제사는 대사, 중사, 소사로 구분되어 있다.[三山五岳巳下名山大川 分爲大中小祀]”라는 기록이 있다. 이 기사를 통하여 볼 때 남악제례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다.
제례는 고려 초까지는 노고단(老姑壇)에서 이루어졌으나 조선 초에 좌사리 당동의 남악사(南嶽祠)로 옮겨온 이후 1907년까지 그곳에서 행해졌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중지되었다가 광복을 맞아 화엄사에 단을 만들어 놓고 산신제를 단속적으로 지내다가 1960년대에 구례군번영회를 중심으로 다시 부활하였다. 1969년 화엄사 일주문 가까이에 남악사를 짓고 1970년부터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제례에서 ‘거자약수(距杍藥水)’를 봉하면서 ‘지리산약수제’라고 명명하였다. 1982년부터 제1회 군민의 날 행사와 함께 치르고 있으며, 2000년에는 ‘지리산남악제’로 명칭을 바꾸었다.
지리산남악제의 주요 일정은 4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례 · 공연 및 문화마당’은 남악제례를 비롯하여 남악제례악 연주 · 남악제례행렬 · 국가무형유산 공연 등이 행해진다. ‘전시 · 체험마당’은 약수시음회 · 전통떡 만들기 · 기념품 만들기 등을 한다. ‘경연 및 참여마당’에서는 남악제 글짓기대회 · 내 고장 문화재(현, 국가유산) 그리기대회 · 남악서예백일장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군민 한마당’은 군민노래자랑 · 군민의날 기념식 · 군민체육대회 등이 개최된다.
구례군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 · 주관하고, 전라남도가 후원하고 있다. 행사 기간은 3일이며, 행사 내용은 4마당 31종목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예부터 큰 산에 국가적 차원에서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전라남도 구례군의 지리산남악제는 이같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임과 동시에, 전통문화에 대한 위상을 제고하고 주민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