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즌별가〉는 〈효행록〉과 합본되어, 『전별가 효행록 전(餞別歌 孝行錄 全)』이란 제목의 서책 형태로 전한다. 〈즌별가〉는 총 26면에 걸쳐 단정한 반흘림체 글씨로 필사되어 있다. 필사 방식을 살펴보면, 작품을 구와 행 단위로 구분하여 적었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면에 8행씩 일정하게 배열하였다. 작품 말미에는 창작 내력과 저자이자 필사자의 신상을 드러내는 후기가 붙어 있고, 같은 면에 〈효행녹 즌별가 죵〉에 이어 ‘열녀는 불경이부 츙신은 불사이군’이라는 추신이 부기되어 있다. 〈즌별가〉와 합본된 〈효행록〉은 총 50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효행록〉은 백선호가 세번째 맞이하는 어린 아내에게 부부 간의 윤리를 가르치기 위해 적어둔 한문 산문이 원본이며, 한문을 읽지 못하는 누이동생을 위해 작자가 직접 한글로 번역하여 〈즌별가〉와 합본·제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노래 한 곡조로 만단정회 기록하니”라는 구절에서 보이듯 〈즌별가〉에는 이별을 앞둔 삼종 남매 간의 정이 곡진하게 드러나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영결한 누이동생에 대한 측은함과 아쉬움 어린 탄식의 말은 “즌별이야 즌별이야 우리 남매 즌별이야”라는 반복구를 통해 격정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적이고 구체적인 감정이 계녀의 모티프와 무리없이 병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이동생이 효부·현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덧붙인 계녀 항목은 교훈 전달이 목적이라기보다는 누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정서적 장치라 볼 수 있다. 〈즌별가〉는 작자 백선호가 세번째 맞이하는 어린 아내를 염려하여 적어둔 〈효행록〉 한글본과 합본되어 전한다. 〈효행록〉은 제목과는 달리 ‘효’보다는 부부 간의 의리와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전별가 효행록 전』의 이러한 특징은 유년 시절 경험을 공유한 누이동생, 어린 아내라는 특정한 독자를 염두에 두고 지었다는 점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별의 아쉬움이라는 보편적 감정과 여성교양을 위한 계녀의 덕목을 결합한 남성 창작 규방가사 작품이다. 규방가사의 창작과 전승에서 소외된 기호지방 소재의 규방가사라는 점에서 규방가사의 분포 양상을 가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