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21쪽)짜리 중국어 번역본 전도문서. 사륙배판 한글전용, 세로쓰기, 띄어쓰기가 안 되어 있음. 주격조사 ‘가’, ‘이’와 함께 ‘ㅣ’가 사용되었으며, 명부(디옥), 텬부, 쥬 등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는 두 줄 형식의 협주를 달아 놓았다.
‘론어에 이르되∼’로, 유교 경전의 인용으로 시작하는 이 전도문서는 동양 사상과 예수교를 비교하며 무리 없이 기독교를 설명하여 대중을 설득하고자 한 초기 기독교 문서 중 하나이다. ‘유교 성현의 가르침이 예수 진도와 더불어 합당하다’라는 논리를 통해 한국의 기존 종교와 기독교가 상통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논어, 주자, 장자 등 당시 지배적 사상이던 유교 경전과 성현의 말씀들을 나열한 뒤 그 맥락 안에서 성경을 인용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기독교가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종교임을 드러내는 문서이기도 하다.
“이 도가 죠션에셔 시쟉한 거시 아니라 말고 밋어 밧들나 시험하야 생각건대 화륜거션과 젼선긔긔가 다 죠션 소출이 아니로대 이제 죠션에셔 다 쓰고 또 우두법이 역질을 쉽게 하야 즁생을 구졔하고 금계랍이 열증을 업게 하야 병인을 구원하니 다 죠션 소산이 아니로대 죠션에셔 바리지 아니하니 큰 도는 나라히 한뎡이 업고 지극한 리치는 사방에 통할지라 공자가 로나라에 나셔도 그 도가 각국에 두루 젼하엿시니 무론 무삼 도와 무삼 글일넌지 맛당이 그 실샹을 살피여 내게 유익하고 켠하에 유익할 거살 알아 올흔 도여든 나아가고 그른 도여든 물너갈 거시오. 본국의 소츌이 아니라고 가바야이 넉일 거시 아니니라.”와 같이 기독교가 조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들 대부분이 조선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것임을 설명하며 새로운 것을 무조건 거부하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다.
또 큰 도는 나라와 국경이 없고 보편적으로 통하는 것임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득한다. 구체적으로는 여호와를 공경치 않는 죄, 아편을 먹는 자, 외입과 잡기를 범한(풍기문란한) 자, 허두잡이화상과 세속의 밧드는 신도를 믿어 절하는(우상숭배를 하는) 자들이 뉘우쳐 삼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양과 동양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 기독교를 ‘하늘의 종교’로 표현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삶을 변화시켜야 함을 설득하는 전도문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