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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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5년에, 『건곤체의(乾坤體義)』, 『표도설(表度說)』에 이어, 예수회 선교사 마누엘 디아스(陽瑪諾)가 번역하여 간행한 서양 천문학 개설서.
문헌/고서
간행 시기
1615년(광해군 7)
저자
클라비우스
편저자
마뉴엘 디아스, 주희령 등
권책수
1권 1책
권수제
천문략(天問略)
판본
초간본
표제
천문략(天問略)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천문략』은 1615년에 『건곤체의(乾坤體義)』, 『표도설(表度說)』에 이어, 예수회 선교사 마누엘 디아스[陽瑪諾]가 번역하여 간행한 서양천문학 개설서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구중천설(九重天說)과 프톨레마이오스 천동설에 입각하여, 일월식의 발생원리, 달의 영휴(盈虧), 위도에 따른 일출일몰의 시각차, 태양과 달의 운동 등을 문답 형식으로 해설하였다. 태양의 운동의 설명에 이심원설(離心圓說)을 도입하고, 달의 운동의 설명에 주전원설(周轉圓說)을 응용하는 등 『건곤체의』와 비교하면 우주구조론보다는 천문 현상에 대한 해설에 중점을 두었다.

정의
1615년에, 『건곤체의(乾坤體義)』, 『표도설(表度說)』에 이어, 예수회 선교사 마누엘 디아스(陽瑪諾)가 번역하여 간행한 서양 천문학 개설서.
저자 및 편자

역자(譯者)는 포르투갈인 예수회 선교사 마누엘 디아스(Manuel Dias Jr., 陽瑪諾, 1574~1659)로, 스페인어 풍으로 엠마누엘 디아즈(Emmanuel Diaz)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중국인 주1는 주희령(周希令, ?~1622), 공정시(孔貞時, ?1620), 왕응웅(王應熊, 15891646)이다.

서지사항

목간본은 1615년(광해군 7)에 1권 1책(不分卷)으로 간행되었다. 이후 1627년(인조 5)경에 이지조(李之藻, 1571~1630)에 의해 간행된 서학서 총서 『천학초함(天學初函)』에도 이 목간본이 수록되었다. 글머리에 주희령의 「제천문략(題天問略)」, 공정시의 「천문략소서(天問略小序)」, 왕응웅의 「각천문략제사(刻天問略題詞)」, 디아스의 자서〔天問略自序〕가 붙어 있다.

청대(淸代)에는 건륭기(乾隆期)에 편찬된 주2에 편입되었으며, 주13 연간에는 예해주진(藝海珠塵)본이 간행되었다. 다만 예해주진본의 삽도에는 편집자의 이해 부족으로 인한 오류가 보인다.

『천문략(天問略)』의 주요한 번역 저본은 『건곤체의(乾坤體義)』, 『표도설(表度說)』 등과 마찬가지로 독일 출신의 예수회사이자 저명한 수학자, 천문학자로, 1583년(선조 16)에 반포된 주14 주3의 중심인물이었던 크리스토프 클라비우스(Christoph Clavius, 1538~1612)가 13세기의 천문학 개설서 『사크로보스코 천구론(Tractatus de Sphaera)』에 대해 다량의 주석을 부가한 『사크로보스코 천구론주해(天球論註解, In Sphaeram Ioannis de Sacrobosco Commentarius, 1570년 초판)』이다. 저본은 『건곤체의』가 1585년 판 혹은 그 이전 판본임에 반해, 『천문략』은 동서의 1602년(선조 35) 판본으로 추정된다.

편찬 및 간행 경위

1610년(광해군 2) 12월에 발생한 일식(日蝕) 예보에 오류가 발생하자, 주15 감부(監副)인 주자우는 익년(翌年) 예수회 선교사 롱고바르디(Nicolo Longobardo, 龍華民, 1559~1654), 우르시스 등과 더불어 서양 천문학서를 한역할 뜻을 상주(上奏)하였지만, 허가를 얻지 못하였다. 이후 1614년(광해군 6)에 『표도설』에 이어 1615년에 간행된 서양 천문학서가 『천문략』이다.

구성과 내용

본서의 내용은 크게 네 부분으로, (1) 십이중천설(十二重天說)과 칠정(七政), (2) 태양의 연주 주4과 절기 및 일식 (3) 주야 시각의 위도차에 의한 변화, (4) 달의 운동과 월식(月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천문략』에서는 『건곤체의』의 십일중천설과는 달리 우주의 구조를 십이중천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차이는 클라비우스의 『천구론주해』가 1593년(선조 26) 판부터 주5와 트레피데이션(trepidation)을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였던 제9천 무성수정천을 동서 세차를 처리하는 제9천과 남북 세차를 처리하는 제10천으로 분리하고, 종동천(宗動天, primum mobile)을 제11천으로 변경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다. 마테오 리치(利瑪竇, 1552~1610)가 『건곤체의』를 저술할 때는 1585년 판 혹은 이전의 『천구론주해』를 이용하였음에 반해, 디아스가 『천문략』을 간행할 즈음에는 1602년 판이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이다. 십이중천의 마지막 천은 영정부동(永靜不動)의 천당이다.

둘째, 적도와 황도가 23.5°로 교차함으로써 발생하는 주6하지(夏至), 동지(冬至)와 같은 절기의 변화를 기하학적으로 설명하며, 주16주17를 그림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태양의 부등속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심원설(離心圓說)이 소개되었다. 이외에도 일식이 발생하는 원리를 주7으로 설명하고, 일식이 지역에 따라 제한적으로 관찰되는 이유도 간결하게 그림으로 보였다.

셋째, 주야 시각이 위도차에 의해 달라지는 이유를 ‘지원설(地圓說)’을 근거하여, 그 구체적인 차이를 간평의(簡平儀)를 그림으로 설명하였다. 이에 덧붙여 주8로 인한 현상이 설명한다. 또한 북경을 비롯해 중국 각 지역의 절기에 따른 주야의 길이 및 일출, 일몰 시각표를 몽기차와 함표 주9하였다.

넷째, 달의 운동에 관해서는, 달의 주10가 기하학적으로 도시되었고, 월식이 발생하는 조건 및 원리가 설명되었다. 달의 운행은 실제로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한 주11 구조로 설명하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주12에서는 주전원설(周轉圓說)을 도입하여 이에 대한 근사적 접근법을 취하는데, 『천문략』에서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주전원설이 소개되었다.

마지막으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망원경을 이용하여 달을 관찰하고, 토성(土星)의 고리를 발견하고,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한 관찰 결과를 공표한 것이 1610년임을 감안하면 놀랄 만하다.

의의 및 평가

『건곤체의』가 서양 천문학의 기본 구조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천문략』은 절기, 일출, 일몰 시각, 일월식과 같은 역법과 직접 관련한 사항들의 원리적 해명에 초점을 두고 편찬된 저작이다. 이런 의미에서 두 저작 모두 클라비우스의 『천구론주해』에 근거해서 편찬되었다고는 해도 중점적으로 소개한 내용이 크게 중복되지 않는다. 상호 보완적인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천문략』은 『천학초함』에 포함된 천문 역법서(天文曆法書) 중에서 서양 천문학의 구조적 특징을 간결하게 설명한 개설서로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참고문헌

원전

『천문략(天問略)』
『천학초함(天學初函)』

단행본

安大玉, 『明末西洋科學東傳史』 (知泉書館, 2007)
Pasquale D’Elia, S.J., Galileo in China. (Harvard University Press, 1960)

논문

안대옥, 「중국 천문역법의 계보」 (『유교문화연구』 17,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2010)
Rui Magone, The Textual Tradition of Manuel Dias’ TianWenLüe天問略. (The Jesuits, The Padroado and East Asian Science(1552-1773). 2008)
주석
주1

번역 작업에 함께 참여한 사람. 우리말샘

주2

중국 청나라 건륭제의 명에 따라 건륭 37년(1772)에 시작하여 1782년에 완성한 중국 최대의 총서(叢書). 궁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서적 외에 전국의 민간에 소장된 서적을 골라 모아서 경(經), 사(史), 자(子), 집(集)의 네 부문으로 나누었다. 7부(部)를 작성하여 여러 서고에 나누어 보관하였다. 우리말샘

주3

역법(曆法)을 고침. 우리말샘

주4

지구의 공전 운동 때문에 천체가 1년을 주기로 지구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우리말샘

주5

천체의 작용에 의하여 지구 자전축의 방향이 조금씩 변하는 현상. 이 때문에 천구(天球)의 적도와 황도가 변하고, 그에 따라 춘분점이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우리말샘

주6

춘분과 추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7

물리학의 한 분야. 빛의 성질과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말샘

주8

천체(天體)에서 오는 빛이 지구 대기층을 지나며 굴절하는 현상 때문에 생기는 천체의 겉보기 방향과 실제 방향과의 차이. 우리말샘

주9

원문에 덧붙이어 적음. 또는 그런 기록. 우리말샘

주10

차는 일과 이지러지는 일. 우리말샘

주11

같은 중심을 가지며 반지름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원. 우리말샘

주12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모든 천체는 지구의 둘레를 돈다는 학설. 근대 천문학이 발달하지 않은 16세기까지 세계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졌으나, 오늘날에는 비과학적인 학설임이 증명되었다. 우리말샘

주13

중국 청나라 인종 때의 연호(1796~1820). 우리말샘

주14

1582년에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십삼세가 종래의 율리우스력을 고쳐서 만든 태양력. 율리우스력에서는 400년 동안 윤년을 100회 둔 것과 달리 97회의 윤년을 두어서 태양의 위치와 책력을 훨씬 잘 맞게 하였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에서 채용하고 있다. 우리말샘

주15

중국 명나라ㆍ청나라 때에, 천문ㆍ역수(曆數)ㆍ점후(占候) 따위를 맡아보던 관아. 우리말샘

주16

남위 23도 27분의 위선. 태양이 적도에서 남쪽으로 기울다가 다시 적도로 향하는 회귀의 지점을 말한다. 우리말샘

주17

북위 23도 27분의 위도를 연결한 선. 춘분에 적도에 있던 해가 점점 북으로 올라가 하지에 이 선을 통과하고, 다시 남으로 내려간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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