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절도 있는 운행이 정사(政事)와 비슷하다고 하여 칠정이라 한다. 칠정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서경≫에 나오는 일월과 오성, 둘째 북두칠성, 셋째 천지인 삼재와 춘하추동의 사시, 넷째 ≪위료자 尉繚子≫에서 말한 인(人)·정(正)·사(辭)·교(巧)·화(火)·수(水)·병(兵)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첫째인 일월과 오성을 말하며, 일월과 오성의 운행이 나라의 정치하는 방법과 같다고 하는 데서 취해진 것이다.
일은 해로, 태양(太陽)이라 부르며 봄·여름·가을·겨울 등 계절에 따라 운행되는 시간도 다르고 지구와 거리도 차이가 난다. 월은 달로, 태음(太陰)이라 부르며 날에 따라 뜨는 시각과 지는 시각이 다르고, 보름 동안은 점차 둥그래지고 보름 동안은 점차 기울어진다.
화성은 형혹(熒惑)이라 부르며 10월에 태미원(太微垣)에 들어와서 28수 가운데를 자유롭게 내왕하고, 뜨는 시각이나 지는 시각이 일정하지 않다.
금성은 태백(太白)이라 부르며 또는 장경(長庚)이라고도 한다. 뜨고 지는 시각이 일정하지 않아 240일은 새벽에 뜨고 240일은 저녁에 뜬다고 한다. 수성은 신성(辰星)이라 부르며, 봄에는 규성(奎星)과 누성(婁星) 사이에 나타나고 여름에 정성(井星) 가까이 나타나며 가을에는 각성(角星)과 항성(亢星) 사이에 나타나고 겨울에는 견우성(牽牛星) 근처에 나타난다. 진술방에서 뜨고 축미방에서 진다.
목성은 세성(歲星)이라 부르며 태세(太歲)에 따라 나타나는 방향과 경유하는 28수가 다르며, 28수를 모두 경유하여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2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토성(土星)은 진성(鎭星)이라 부르며 태세에 따라 1년에 28수 중 1수에 머무르며, 하늘을 일주하는 데 28년이 걸린다고 한다.
칠정은 칠요(七曜)라고도 하며, 별과 해와 달의 운행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운행되는 것이 정치가 일정한 법규와 제도에 따라 집행되는 것과 같고, 또 옛날사람들은 우주의 변화와 원리에 따라 순천(順天:하늘의 뜻을 좇는 것)하는 정치를 행하였으므로 하늘의 주된 현상인 일월과 5성을 정치의 근원으로 삼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