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1932년경상북도 상주의 동학 본부에서 김주희(金周熙)에 의해 간행된 『용담유사(龍潭遺詞)』에 제9편으로 수록되어 있다. 작자는 김주희라는 주장이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국한문 혼용본과 국문본 2종이 있다.
이 가사는 「신화가(信和歌)」와 「자고비금가(自古比今歌)」로 이루어져 있다. 「신화가」는 총 29장으로 2음보 1구로 총 984구며, 4·4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자고비금가」는 2음보 1구로 총 300구며, 4·4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신화가」의 내용은 우선 선천운수(先天運數)가 회복될 시운이어서 청림도사(靑林道師)가 세상에 나와 하늘에서 명을 받아서 유(儒)·불(佛)·도(道)를 본받아 궁을의 이치를 살피고 선도(仙道)를 창건하려 한다고 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궁궁을을(弓弓乙乙)의 길을 찾아 사제 관계를 맺어 성심으로 수련·공부해서 오는 운수를 깨닫고, 또 경천순천해서 도부지(道不止)의 경지에 이르도록 촉구하고 있다.
특히 동국참서(東國讖書)에 전한 글을 믿고 동서남북 사색도(四色道)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또 광화지덕(光華之德)을 찾아가자는 동요(童謠)를 비판하고, 유·불·도를 다 묶어 선도를 창건할 때를 맞이해 나타난 최제우(崔濟愚)를 스승으로 모시고 따라야 한다고 했다.
「자고비금가」는 천명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비교해 노래한 것이다. 곧, 중국 상고 복희(伏羲) 때는 용마하도(龍馬河圖)로, 당요(唐堯) 때는 명협초(蓂莢草)로, 주문왕(周文王) 때는 금구낙서(金龜洛書)로 천리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 반면에 지금은 궁궁을을로 최제우에게 천리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 이처럼 세상 변화의 이치를 보여 주니 사람들은 이를 잘 알아 경천순천해야 하며, 그것은 최제우를 스승으로 모시고 따르면 된다는 것이다.
「궁을신화가」는 조선 말기의 사상 및 동학사상의 변모와 함께 가사의 변모를 동시에 보여 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