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군헌(君獻). 이형상(李衡祥)의 가집인 『악학습령(樂學拾零)』의 작가 목록에 신분이 서리(胥吏)로 밝혀져 있다.
1766년(영조 42)에 증보한 『해동가요(海東歌謠)』의 부록인 『청구가요(靑丘歌謠)』에 김수장(金壽長)이 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군헌의 작품은 뜻이 뛰어나고 향운(響韻)이 매우 맑아 시속에 물들지 않았다. 지형이 험한 무협(巫峽)처럼 쓸쓸함과 울창함이 있고, 기이한 말과 아름다운 표현은 봉래산과 영주산에 사는 신선들의 말과 같다. 일찍이 서로 알고 지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라고 작품 성향을 밝히면서, 자신과 직접적 교유관계가 없었음을 아쉬워하고 있다. 또 그의 단가 “냇ᄀᆞ에 ᄒᆡ오라바 므스 일 서 잇ᄂᆞᆫ다”로 시작되는 「입춘가(立春歌)」와 “신선이 잇단 말이 암아도 허랑ᄒᆞ다.”로 시작되는 「진선가(眞仙歌)」 등 26수를 소개하고 있다.
작품은 대체로 변화가 심한 세상사나 인심 속에서도, 자연과 가까이하며 맑은 마음을 지니고 욕심 없이 살고자 하는 뜻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밖에 늙음을 탄식한 것, 임금에 대한 충성심과 절개를 노래한 것, 문장과 경륜에 대한 소망을 읊은 것 등의 작품이 있다.